연세암병원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 문을 열었다. 세브란스병원의 60%의 규모로, 연면적 3만 2000평에 지상 15층, 지하7층의 510병상이 들어선다.

연세암병원은 설립에는 세계적인 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지난 2005년 5월, 미국 MD앤더슨 홍완기 교수를 위원장으로 미국 에모리대, 일본 긴키대, 홍콩 중문대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가 결성됐으며, 여기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설계와 건축이 이뤄졌고 운영 체계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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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전경/연세암병원 제공

연세암병원 운영에 있어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환자 서비스 강화’이다. 종전의 암병원이 치료에만 집중할 뿐, 암 환자의 우울·불안 등의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을 고려한 것이다. 이를 위해 통증·대기시간·불안은 낮추고, 전문가 확보·정확한 설명·새로운 환자 경험은 높이는 ‘3저(低) 3고(高)’ 병원을 지향하기로 했다. 이철 연세의료원장은 “최상의 치료는 물론, 치료 과정에서 불안이나 우울증 등 수많은 감정적인 변화까지 고려해 환자가 받는 고통을 최소화할 것이다”며 “무엇보다 병원 문턱을 낮춰 누구나 병원에 와서 암이라는 힘든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의료진이 수고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굿닥터팀’을 운영해 환자 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을 위한 서비스도 강화했다. 굿닥터팀은 환자와 가족에게 암 치료와 예방 등에 대한 정보와 전문적인 설명을 제공한다. 또한 다른 병원에서 연세암병원에 암 환자를 의뢰 할 때, 다른 병원 의사들이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환자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전원(轉院) 과정에서 암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종전에는 환자를 의뢰할 때 진료기록만 복사해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 암 환자와 가족을 위한 병원 내 야외 휴게 공간인 ‘힐링가든’을 만들었다.

외형적으로는 암병원 내 위암, 간암 등 15개 암 전문센터가 들어선다. 그 외에도 특성화센터를 뒀다. 특정 암의 고위험군 환자에게 맞춤형 관리와 감시를 해주는 ‘암예방센터’, 각종 책·동영상·인터넷 검색을 통해 암에 관련된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암지식정보센터’, 암 환자의 통증과 우울증 등을 관리해주는 ‘완화의료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최신 치료장비도 확충했다.
우선 아시아 최초로 ‘로보틱 IMRT(세기조절 방사선 치료기)’를 도입했다. 이 장비는 치료 중 실시간으로 종양의 위치를 추적해 종양에만 균등한 방사선량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라이낙(LINAC) 방사선 치료기도 기존 3대 외에 3대를 추가로 도입해 6대를 가동한다. 특히 신규 도입되는 라이낙 중 1대는 가장 최신의 기종으로 기존 장비에 비해 고선량의 방사선 조사가 가능해 치료 시간을 1/3로 줄였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2차 방사선량을 약 70% 경감시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양성자치료기도 도입할 예정이다.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은 “환자 눈높이에 맞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설명을 잘하고, 약속을 잘 지키며, 전직원이 환자 도우미로 가족과 같이 따뜻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세암병원 1층에는 ‘노아의 방주’를 상징화 한 조형물과 2층부터 7층까지 이어지는 ‘빛의 기둥’이 세워져 있다. 암 환자들이 노아의 방주에 올라 타 생명을 구하고 완치라는 희망과 약속의 상징인 빛의 기둥으로 향한다는 뜻이다. 빛의 기둥은 길이 30m, 둘레 19m의 대형 기둥으로 6568개의 세라믹 타일로 장식돼 있으며, 도예가 이재준 작가의 재능 기부로 제작됐다. 또한 ‘녹색병원’을 지향해 태양광 발전 설비와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했으며, 내부 인테리어 마감재도 친환경, 재활용 제품을 사용해 새집증후군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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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고위험군인 사람을 예방·관리해주는 암예방센터 체험 인포그래픽스/연세암병원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