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걷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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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21코스의 지미봉에서 내려다본 제주 북서부 해안. 21코스는 제주올레 전 구간을 걸은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가 꼽은 ‘베스트 5’ 코스 중 하나다. / 제주 초록별투어 제공

제주올레를 따라 제주도를 한바퀴 도는 헬스조선의 '나를 위로하는 제주올레 걷기 명상' 프로그램을 이끌며 지난 12일까지 350㎞를 걸었다. 제주 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오묘한 바다 색감,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어머니 같이 넓은 바다, 그리고 잔잔히 부서지는 파도 소리는 육지에서 가져온 무겁고 답답한 마음을 모두 벗어던지게 해줬다. 함께 걸으며 체지방이 빠지고 지친 심신이 회복되면서 얼굴에 미소와 생기가 살아나는 참가자를 대하는 것도 내게는 큰 보람이었다. 아침·저녁의 요가와 명상은 우리 몸과 마음의 균형을 이해하게 해주고,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도 줬다.

제주올레는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리느라 스스로를 돌보지 못해 대사증후군에 시달리는 중년들, 남은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방황하는 장·노년층, 그리고 감정적 소통에 목마른 부부나 자녀들에게도 꼭 한번 걸으라고 권하고 싶다. 힐링은 고쳐지는 것이 아니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드리고 사랑과 이해로 끌어안을 때 시작된다는 것을 자각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시간 제약 때문에 전 구간을 걷기 힘든 분들을 위해 5개 코스만 따로 뽑아봤다.해안길과 숲길을 적절히 섞었고, 걸을 때 느끼는 발의 촉감, 풍광의 시각적 즐거움과 자유로움, 파도·바람 등 청각적 이완, 걷는 길에서 만나는 맛집에서 느끼는 미각 효과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이홍식·연세대 의대 명예교수(정신건강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