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근육 조절이 안되는 이 병 5년간 70% 늘어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허륭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입력 2013/03/05 09:20
최근 ‘근긴장이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질병통계결과 2006년 1만7556명에서 2011년 2만9756명으로 최근 5년간 근긴장이상(근육긴장이상증) 환자가 1.7배 늘었다. 문제는 이 병에 대한 이해가 없어 의사와 환자 모두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근긴장이상은 근육의 수축과 긴장의 정도를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서 근육이 과도하게 강직돼 몸이 뒤틀리고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환자가 불편한 것은 물론 통증으로 인해 남에게 나서기도 싫어하는 심리적인 문제까지 일으킨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뇌 부위인 기저핵(basal ganglia)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기저핵은 운동근육의 세밀한 기능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부분이 손상되면 근육이 움직이려 할 때 다른 근육이 잘못 수축하거나 쉴 때 저절로 잡아당겨지거나, 떨리고, 수축하는 등 불필요하게 근육이 긴장되고 경련이 생긴다.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질환 중 하나다. 개개인에 따라 느끼는 사소한 불편함부터 심하면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이 경직되고 경련 등이 일어나면 빠른 시일 내에 이러한 질병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능신경외과(Functional Neurosurgery)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목에 자주 생기는 근긴장이상의 하나인 사경증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목이 계속 한 쪽으로 돌아가는 병이다. 사경증은 성인에게 갑자기 나타나 상당수가 뇌졸중이나 다른 질환으로 오해한다. 실제 유럽의 역학연구 결과, 유럽 전역의 50만명에 이르는 근육긴장이상 증세가 사경증 때문이라는 것을 거의 알지 못했다.
사경증은 눈 주위 근육이 이상이 생겨 눈이 너무 자주 깜박이거나, 턱과 혀에 힘이 들어가고 떨리거나 꼬이거나 글씨를 쓰거나 악기를 연주할 때 손과 팔의 근육이 경직되고 떨리기도 한다.
사경증 치료에는 약물과 국소 보톡스 주사, 수술 세 가지 치료가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병이 초기라면 약물과 보톡스 주사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보톡스를 계속 맞으면 생체 내 면역반응이 생겨 횟수를 거듭할수록 효과와 작용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결국 수술을 할 필요가 있다.
수술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선택적 말초신경절제술과 뇌심부자극술이다. 선택적 말초신경절제술은 목 근육을 지배하는 말초신경을 잘라내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목이 돌아간 상태로 증세가 멈춘 환자에게 효과적이고 치료 효과도 빠르지만 수술이 복잡해 말초신경이 다칠 우려가 있고, 통증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뇌심부자극술은 사경증 발생과 관련 있는 뇌 부위를 좌표를 이용해 이식형 소형기기를 뇌에 삽입한 뒤 전기 자극을 주는 것으로 신경 손상을 줄이고 언제든지 새로운 치료법으로 대체할 수 있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