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설 연휴지만 자칫 방심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얼마 전 한 SBS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명절 응급실 찾는 이유를 보면 1위가 장염, 2위 화상, 3위 교통사고가 각각 선정됐다. 특히 최근 노로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명절 연휴 동안 음식물 섭취와 위생 유지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청심국제병원 김종형 진료부원장의 도움으로 ‘설 연휴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별 처치법’을 소개한다.
◇장염
많은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 기간에는 주로 과식에 의한 장염이나 복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과 담소를 나누며 음식을 섭취하다 보면 자연스레 과식으로 이어지기 마련. 또 전이나 부침개 같은 기름진 음식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소화불량이 발생하기 쉽다.
장염은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상한 음식물을 섭취하였거나 장염 유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걸리게 되는 질병이다. 특히 올 겨울 유행하고 있는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 또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뜻한 실내에서 음식을 오래 보관하는 경우 상할 수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장염의 증상으로는 음식물 섭취 후 72시간 내에 구토, 설사, 발열, 복통 등이 있다. 증상이 경미한 장염은 특별한 치료가 없이도 자연 치유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탈수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기간에는 최대한 과식을 피하는 게 좋으며, 섬유질 식품은 대변 양을 증가시키고 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으므로 특히 설사증상 시는 피하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도록 한다.
◇화상
여러 가지 명절 음식을 조리하다 보면 기름이 튀거나 뜨거운 국물이 있는 음식이 쏟아져 화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 화상은 뜨거운 금속, 증기, 열탕, 불 등에 의해 다치는 창상으로 세 가지 단계로 나뉜다. 피부 빛깔이 얼룩지는 1도 홍반 화상, 물집이나 약간의 피부 손상이 생기는 2도 수포성 화상, 그리고 피부와 세포가 열에 의해 손상되어 조직이 죽는 3도 괴저성 화상이다.
일단 화상을 입으면 가장 먼저 흐르는 찬물이나 깨끗한 헝겊에 싼 얼음으로 15~20분간 데인 부분을 식혀주어 통증을 가시게 해주는 것이 좋다. 얼음의 경우 동상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마른 헝겊이나 비닐에 넣어 찜질을 해주도록 한다. 열을 식히는 응급조치 후 최대한 빨리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문의의 상담 없이 화상에 기름, 된장 등을 바르는 민간요법을 처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상처가 식으면 바세린이나 화상 크림 등을 발라주고 상처 부위가 공기 중에 닿지 않도록 살균 거즈를 둘러주면 통증이 더욱 빨리 가라앉는다. 만약 물집이 잡혔다면 터뜨리지 말고 자연스럽게 물집이 갈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