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고환
주부 이모씨(서울 용산구)는 생후 8개월 된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다가 우연히 왼쪽 음낭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몇 번을 더 만져봐도 고환이 없었다. 소아비뇨기과를 찾아갔더니 의사는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지 않고 뱃속에 남아 있는 상태인 잠복고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잠복고환인 아이가 적지 않다. 정상 신생아의 3%, 미숙아의 30%가 잠복고환이라는 통계가 있다. 태아의 고환은 임신 8개월을 전후해 고환 길잡이란 끈을 따라 음낭으로 내려오는데,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인해 미처 다 내려오지 못하면 잠복고환이 된다.
전남대병원 비뇨기과 김선옥 교수는 "잠복고환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부모가 모르고 지나가거나 치료를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일찍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된 뒤 불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소아비뇨기과학회가 최근 5년간(2006~2010년) 전국 18세 이하 잠복고환 환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술 적정시기(2세 미만)가 지난 뒤 치료를 받은 환자가 52%에 달했다.
고환은 체온이 34~35도 정도인 음낭에 있을 때 가장 활발하게 정자를 만든다. 그런데 음낭보다 체온이 2~3도 정도 높은 뱃속에 고환이 있을 경우 열로 인해 조직이 손상되면서 생식능력이 떨어지고, 결국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서울삼성비뇨기과의원 박관현 원장이 잠복고환 환자를 연구한 결과, 정자를 만드는 생식세포는 생후 1년 미만이 평균 0.85개인 반면 생후 1~2년에는 0.49개, 2~4년에는 0.26개, 4년 이후에는 0.21개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복고환은 고환이 꼬이는 고환염전이나 탈장, 고환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기의 음낭이 달라붙어 있거나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다면 곧바로 검사를 통해 고환의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잠복고환이면 고환을 끌어내려 음낭에 고정시키는 수술을 해줘야 한다.
김선옥 교수는 "고환을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늦어도 생후 2년 안에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