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자연 VS 인공 선탠, 어떤 게 더 위험할까?
헬스조선 편집팀 | 도움말=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입력 2012/07/26 09:24
◇피부의 광 알레르기 반응부터 검사
사람마다 태양광선에 대한 반응 정도가 각각 다르다. 같은 시간 동안 같은 양의 햇빛을 받아도 피부가 잘타는 사람이 있고 덜타는 사람이 있다. 따라서 선탠 전 피부 상태가 건강한지부터 살펴야 한다. 평소 자신이 햇빛에 민감한 피부였다면 반드시 피부과에서 광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살펴보는 게 좋다. 광알레르기가 있을 경우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가 붉어지고 노출 부위에 가려운 붉은 발진이 나타나므로 선탠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평소 복용하는 약도 살핀다. 항생제, 이뇨제, 혈당감소제, 염색약 등은 광독성 또는 광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호르몬이 불규칙한 상태인 임산부 또는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는 여성이 선탠을 할 경우 여성호르몬의 작용으로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여드름이나 아토피, 건선 환자의 경우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인공이든 자연이든 상관없이 선탠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흰 피부를 가진 사람이나 사마귀, 주근깨가 많은 피부는 자외선에 대한 민감도가 더 크기 때문에 선탠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선탠 전에는 보습제, 선탠시에는 자외선차단제
피부 건강을 위해 선탠은 피해야 하지만 굳이 하고 싶다면 ‘몸을 보호하면서 태우는 방법’을 선택한다. 우선 선탠 하기 전 미리 목욕을 하고 바디스크럽으로 각질을 제거해 피부가 균일하게 탈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무릎이나 팔꿈치 등의 각질을 깔끔하게 제거하도록 한다. 피부에 각질이 많이 남아있을 경우 태닝 후 얼룩이 생길 수 있다.
또 약 이틀 전부터 전신에 바디로션 등의 보습제를 골고루 발라 피부 수분 증발에 의한 주름을 예방하도록 한다. 그리고 선탠시에는 자외선 차단제와 선탠 로션이 필수다. 자외선차단제는 피부화상이나 염증, 피부암, 각종 색소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반드시 발라야 한다. 건강해 보이는 갈색 피부를 원할 때는 SPF 8~10, 경쾌해 보이는 황금색 피부를 만들고 싶다면 SPF 15정도의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타기 쉬운 이마나 콧등, 광대뼈 위, 귀 뒤는SPF 30 이상의 제품을 꼼꼼히 발라준다. 얼굴은 몸에 비해 피부가 민감하므로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것을 바르고 되도록 모자나 수건으로 가려 태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탠제품은 자외선차단제를 바른 위에 바르고 1~2시간마다 덧발라 땀에 지워진 부분을 보충하되 덧바를 때는 물기를 제거한 후 골고루 잘 발라줘야 한다. 또 온몸이 고루 탈 수 있도록 자세를 바꿔 줘야 한다.
◇맑은 날 보다는 흐린 날이 좋아
땡볕이 내리쬐는 날 선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약간 흐린 날이 더 좋다. 하늘에 낀 구름이 일광화상을 유발하는 자외선B를 어느 정도 차단해주고 피부를 그을리게 만드는 자외선A만 지상에 도달하기 때문에 비교적 피부를 덜 손상되게 하면서 갈색피부를 만들 수 있다. 일광욕은 오전 11시 이전과 오후 3시 이후에 해야 한다. 선탠 첫 날에는 20분 정도 선탠을 하고, 20분 정도 쉬는 방식으로 여러 번 태우고 다음날부터 선탠 시간을 차츰 늘리되, 하루 총 선탠시간이 2-3시간을 넘지 않도록 한다. 선탠은 짧게 여러 번 반복할수록 건강한 구리빛 피부로 태울 수 있다. 선탠 중 피부가 따끔거리면 화상이 진행된다는 신호이므로 즉시 중단하는 게 좋다.
선탠을 할 때는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셔주고 비타민C가 많은 과일, 채소를 많이 먹어주는 것이 좋다. 선탠후에는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해 피부의 열을 식혀주고, 피부의 보습과 영양공급에 신경써야 한다.
◇자연선탠 VS 인공선탠, 어떤 게 더 안전할까?
과다한 햇볕노출이 인체의 면역기능을 저하시켜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뉴스가 잇따르자 최근에는 실내에서의 인공선탠이 더욱 유행하고 있다. 태양광선에 직접적인 노출은 피하면서 건강미 넘치는 다갈색 피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내 선탠은 직접적인 햇볕노출보다 정말 안전할까? 그렇지 않다.
인공램프에서 발산되는 인공자외선은 태양광선에서 발산되는 자연적인 자외선보다 오히려 그 방출량이 2배 이상 많아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이 더욱 크다는 사실이 미국 피부학회에 보고되고 있다.
태양광선에 의한 자연선탠은 UV A와 B에 의해 진행되지만 인공선탠은 UV A만으로 이루어진다. UV A는 피부의 탄력을 담당하는 세포들을 파괴해서 탄력을 감소시키고 색소세포를 자극해서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을 만들어낸다. 햇빛에 의한 색소침착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없어지지만 인공선탠에 의한 것은 아무리 치료를 해도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
인공선탠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까닭은 전문지식 없이 선탠을 시행함으로써 선탠의 적정시간, 최대 노출량, 위험사항에 대한 의무규정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나마 미국에서는 각 주별로 인공선탠에 관한 법률이 있어 안전기준이 마련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인공선탠에 관한 아무런 법적 기준이 없어 위험 앞에 완전히 무방비 상태다. 또 일반 선탠용 자외선기는 일정한 파장과 강도를 정밀히 조절할 수 있는 의료용 자외선기와는 달리 정밀한 테스트를 받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빛의 파장이 일률적이지 않다. 때문에 인공선탠 역시 자연선탠과 마찬가지로 인체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건선 같은 피부병 치료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미적인 효과를 위해 일부러 자외선을 쬐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만일 꼭 인공선탠을 해야 한다면 먼저, 광알러지 테스트를 받는다. 사람마다 빛에 대한 반응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선탠시간은 하루 10분씩 일주일에 2회 정도가 적당하며, 1년에 총 30회를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꼭 인공선탠을 원한다면 피부관리실이나 실내선탠실이 아닌 의료용 자외선 선탠기를 가지고 있는 병원을 찾아 인공선탠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