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_30~50대 환자 증가… 말기도 인공관절로 치료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 이성준 헬스조선 인턴기자

직장인 박모(39·서울 성북구)씨는 얼마 전부터 오른쪽 엉덩이 부위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아무런 외상이 없는데도 양반 다리로 앉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른쪽 다리를 절게 되자 박 씨는 병원은 찾았다. 의사는 "허벅지 뼈가 썩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4기"라며 "말기이지만 수술을 하면 통증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정상생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흔히 퇴행성 노인 질환으로 알고 있는 관절 질환이 젊은 층을 위협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고관절 질환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환자는 50%나 늘었다. 환자의 대부분은 30~5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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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질환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앓고 있는 30~50대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고관절 통증이 오래 지속 된다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인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 연세사랑병원 제공
◇외상없이 갑자기 허벅지 아프면 의심해봐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혈액이 허벅지 뼈의 머리 부분(대퇴골두)까지 순환되지 않아 뼈세포가 죽는 병이다. 특히 술자리가 잦은 중년층에 잘 발생한다. 남성의 발병률이 여성의 4배 이상이다. 과도한 음주로 올라간 혈중 스테로이드 수치가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켜 병의 원인이 된다. 또한, 염증 질환에 쓰는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거나 과다 복용해도 발병할 수 있다. 혈액이 응고되고 혈관 내 지방세포가 많아지면서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외상으로 인한 골절·탈구가 있을 때도 혈관이 손상되면서 괴사를 일으킨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고, 괴사(세포조직 일부가 죽거나 죽어가는 상태)가 상당히 진행된 뒤 괴사부에 골절이 일어나면서 통증이 시작된다. 통증은 갑자기 시작되고, 바닥에 책상 다리를 하고 앉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도 힘들어진다. 대퇴골두 함몰이 심하면 다리 길이가 짧아져 절뚝거리며 걷는 경우도 있다. 30~50대의 나이에 갑자기 고관절 통증이 생겨 절뚝거리는 증상이 2~3주 지속되면 이 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방치하면 뼈가 뭉개지거나 골관절염으로 발전돼 걷기가 어려워진다.

◇말기라도 인공관절수술로 98% 이상 치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환자 모두가 의학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가 필요 없는 환자가 30% 정도 된다. 엑스레이와 MRI(자기공명영상촬영)로 병기와 괴사 범위·위치 등을 확인한 뒤 치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한다. 병기는 4단계로 나뉘는데, 대퇴골두의 골격이 무너져내린 3기 이상이면 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에는 절골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이 있다. 절골술은 괴사한 뼈와 정상 뼈의 위치를 바꿔 주는 수술이다. 체중 부하를 받는 부위의 뼈가 괴사됐을 때 실시하며 치료 성공률은 70~80% 선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괴사한 대퇴골두를 긁어내고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것이다. 98%의 치료 성공률로, 관절염이 생겼을 때 주로 사용한다. 최소절개술로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기 때문에 회복시간이 짧다. 수술 후 4시간 만에 걷는 게 가능하다. 과거에는 금속이나 플라스틱 인공관절을 썼지만, 요즘은 세라믹 인공관절을 쓴다. 수술 후엔 2~3주 동안 꾸준한 재활운동이 필요하다. 허벅지 및 고관절 주변 근육을 스트레칭해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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