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을 한 영화 ‘연가시’. 연가시라는 기생충에 감염되면 뇌를 조정당해 물에 뛰어들어 자살하게 한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실제로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i)이란 기생충에 감염되면 자살 시도를 할 가능성이 많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이 일정 기간 사이에 출생한 4만 5788명 여성의 유아를 대상으로 기생충 항체검사를 했다. 또한, 산모의 건강기록도 함께 조사했다. 그 결과 유아에게 항체가 발견돼 톡소포자충에 감염됐다고 확인된 여성이 그렇지 않는 여성보다 53% 더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테어도르 파스톨레체 교수는 연구결과에 대해 “그러나 자살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기생충 감염이 자살의 원인이라고 단언할 순 없다”며 “톡소포자충 감염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톡소포자충은 고양이나 돼지, 설치류 등을 최종 숙주로 삼는다. 고양이의 마른 배설물을 만지거나 덜 익힌 고기, 씻지 않은 야채를 먹는 경우 주로 감염된다. 빈도상으로는 돼지고기를 날로 먹어 발생하는 경우가 제일 많다. 집 안에서 애완동물로 키우는 고양이는 감염률이 낮다.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박상원 교수는 “톡소포자충이 사람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뇌에 침투했을 때 가능하긴 하지만 극히 드문 경우”라며 “건강한 성인이라면 침범한 기생충을 면역시스템만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드물게 기생충이 눈에 침범해 망막을 기계적으로 파괴해서 실명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특히 임신부는 톡소포자충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 박상원 교수는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상태에서 임신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임신 중 감염이 문제”라며 “태아가 선천성 톡소플라즈마증에 걸려 기형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임신한 후엔 날 음식을 피하고 채소도 깨끗이 씻어서 먹는다. 가급적 고양이와 고양이의 배설물에는 가까이하지 않는다. 감염 여부는 간단한 피검사로 항체검사를 하면 알 수 있다.
영화 '연가시' 자살 기생충 실존‥'충격'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 이성준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2/07/05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