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수술해야 하나

주부 박모(42·서울 강남구)씨는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무지외반증 때문에 오래 걸으면 통증이 생겼다. 박씨는 무지외반증은 무조건 엄지발가락을 잘랐다가 다시 붙이는 수술을 해야 하는 줄 알았지만, 병원에서 진료받은 결과 "엄지발가락이 많이 휘어지지 않아서 수술하지 않아도 되며, 소염제를 쓰면서 물리치료를 하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
◇휜 각도 14도 이하면 비수술 치료
건막류(발가락 안쪽 돌출 부위)는 있지만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각도가 10~14도 정도이면 비수술 치료부터 받는다. 무지외반증 환자의 대부분이 이 상태에 해당한다. 이 상태에서 신발을 신고 걸을 때 통증을 느끼면 통증 치료부터 시행한다. 웰튼병원 박성진 부원장은 "소염제를 복용하거나 온찜질·발가락 운동 등 물리치료를 받으면 통증이 완화된다"며 "이런 치료를 3~6개월 받아도 통증이 안 없어지면 수술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보조기도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불편을 덜어준다. 무지외반증이 있으면 신발을 신을 때 건막류가 신발에 닿는데, 보조기를 착용하면 이 부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신발을 오래 신어도 통증이 적다.
그러나 보조기가 뼈·관절·힘줄 등의 변형을 근본적으로 막거나 회복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을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김진수 교수는 "어긋난 관절이나 틀어진 뼈를 원상태로 되돌릴 방법은 수술뿐"이라며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처음부터 수술을 권장하지 않는 이유는 흉터·신경손상 등 때문에 수술 환자의 5~10% 정도는 만성적인 통증을 겪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발가락 운동범위 변했으면 수술
무지외반증에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엄지발가락이 15도 이상 휘고 통증이 심할 때 ▷두 번째·세 번째 발가락까지 휘어졌을 때 ▷힘줄과 관절에 이상이 생겨 발가락 운동 범위가 변했을 때 등이다. 박 부원장은 "이때는 통증이 없어도 발가락이나 발등에 관절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환자에게 수술을 권한다"고 말했다.
수술법은 엄지발가락·발등의 뼈를 자른 다음 방향을 바꿔서 다시 붙이는 방법이나 근육을 잘라내는 방법 등 다양하다. 수술법마다 적용 대상이 다른 것은 아니다. 김진수 교수는 "뼈를 자를 때와 근육을 자를 때의 수술 성공률은 각각 90%, 70% 정도"라며 "따라서 요즘은 되도록 뼈를 잘라서 붙이는 수술을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수술 후 재발을 막으려면,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를 수시로 벌려주고, 신발은 모양보다 편안함을 위주로 골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