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목과 발가락에 관절염이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목과 발가락 관절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를 집계한 결과 2005년 3072명에서 지난해 8946명으로 4년간 2.9배 늘었다.
발목·발가락 등 족부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느는 것은 발에 무리를 주는 스포츠 활동이 많아진 데다, 족부용 인공관절이 개발되는 등 치료법이 발전해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무리한 등산·노화·통풍 등이 주 원인
족부 관절염이 느는 큰 원인은 무리한 운동, 통풍, 노화 등이다. 운동 중에는 특히 등산이 족부 관절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서우영 강북힘찬병원 족부클리닉 과장은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장년층이 등산을 하면서 돌이 많은 울퉁불퉁한 길을 걷거나 몸을 지그재그로 움직일 때 발목과 발가락의 관절과 인대가 무리를 받아 관절염이 생긴다”고 말했다.
기름진 음식과 음주 등으로 인한 통풍도 족부 관절염을 유발하며, 평균 수명이 늘면서 무릎·허리 등 다른 관절 부위와 마찬가지로 발목과 발가락에도 퇴행성 관절염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진단과 치료 기술이 발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는 것도 환자가 느는 이유이다. 박문석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발목에 사용하는 인공관절이 개발돼 있고, 수술법도 좋아져 예전에는 소홀하게 생각하거나 방치했던 족부 관절염을 치료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 끝으로 글씨쓰기’ 등 물리치료 하면 좋아져
발목이나 발가락 관절염은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가 기본이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족부클리닉 과장은 “다른 관절염과 마찬가지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사용하며, 이와 함께 ‘발 끝으로 글씨 쓰기’, ‘푹신한 매트 위에서 한 발로 서있기’ 등 발목과 발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물리치료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치료로 호전이 없으면 관절주변의 인대와 연골 재생을 촉진하는 프롤로 주사, 하이알루로닌산 주사 등을 맞는다.
수술은 약물·물리·주사 치료에 호전이 없으면서 연골 손상·통증 악화 등 병의 진행이 계속될 때 시도한다. 처음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연골 손상 부위를 다듬어 주거나 연골이식술 등을 한다. 발목의 경우 관절염이 심해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져 뼈와 뼈가 닿아 통증을 느끼면 발목과 발을 나사로 고정하는 발목관절 유합술이나 발목 인공관절 치환술 등을 고려한다. 발가락의 경우 발가락이 구부러지지 않고 걷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있으면 발가락 관절을 고정하는 발가락관절 유합술 등을 한다.
한편, 통풍으로 생긴 관절염은 요산을 생성하는 아미노산(퓨린)이 많은 육류와 맥주 등의 섭취를 줄이고, 혈중 요산을 배설시키거나 생성을 막는 약물을 복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