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이민이 해결책?
자녀의 아토피피부염 때문에 이민이나 이사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뉴질랜드·캐나다 등으로 이민가서 아토피피부염이 나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거주지를 옮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실제로, '아토피 이민 대상지'인 뉴질랜드나 캐나다의 6~7세 어린이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은 2004년 기준 각각 15%·12%로, 우리나라(11.3%)보다 높다. 13~14세도 뉴질랜드 8.8%, 우리나라 5.7%로 뉴질랜드가 더 높았다.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나영호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항원은 80~90%가 음식물이나 집먼지진드기인데, 뉴질랜드나 캐나다로 이민가거나 시골로 이사간다고 해서 이런 항원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며 "이민가서 아토피피부염이 개선된 사람은 피부가 공기 오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수한 경우이거나, 현지에서 먹는 음식이 한국에서 먹던 음식과 바뀌면서 음식물 항원을 자연스럽게 피하게 된 사례"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사람마다 항원이 다르기 때문에 이민이나 이사를 간 뒤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현재 사는 곳에서 환자의 항원을 찾아 막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방법을 써도 아토피피부염이 낫지 않아 이민이나 이사를 고민 중이면, 자녀의 겨울방학을 이용해 현지를 찾아가 1주일쯤 머물면서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호전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 이민갈 나라에서 주로 먹는 음식이 항원은 아닌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