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축농증 수술, 이젠 통증 걱정 마세요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1/09/14 09:03
뼈 절개 없이 내시경 수술, 환부 작고 통증도 최소화… 수면마취로 불안감 없애
수술 후 출혈, 녹는 솜으로 막아 압박감 없고 교체 안해도 돼… 환자 스스로 진통제 투여 조절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원장은 "콧속은 피부가 덮어서 보호해 주지 않는 점막 조직인 데다가, 혈관과 신경이 집중돼 있는 부위라서 통증에 민감하다"며 "그러나 최근 통증을 최소화하는 수술법과 통증 관리 기법이 많이 발달했다"고 말했다.
◆내시경 수술로 통증 최소화
통증이 심하던 대표적 코 수술이 축농증 수술이다. 축농증 수술은 코를 절제하거나 위쪽 잇몸 뼈를 통해 들어가서 콧속 깊은 곳의 고름을 깨끗이 긁어내 제거하고, 막힌 부분을 뚫어주는 큰 수술이다. 그만큼 환부가 크고 수술 후 통증도 심했다.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진홍률 교수는 "그러나, 최근에는 내시경으로 수술하기 때문에 환부가 작고 통증도 덜하다"고 말했다. 지름 4㎜인 내시경을 콧구멍으로 들여보내 수술한다. 수술용 칼도 지름이 2㎜에 불과해 통증을 줄여 주는 정교한 수술을 가능하게 한다.
◆수술 뒤 부드러운 녹는 솜 넣어
수술 후 출혈 방지를 위해 콧속에 넣던 거즈도 통증을 더하게 하는 이유였다. 정도광 원장은 "예전에는 질긴 거즈로 코를 꽉 틀어막았기 때문에 압박감이 심하고 통증이 가중됐다"며 "요즘 축농증 수술 후에는 콧속에서 녹는 솜을 쓰기 때문에 통증이 덜하다"고 말했다. 녹는 솜은 열흘 정도면 콧속에서 사라지며, 솜 자체가 항염 작용을 한다. 거즈를 쓸 때와 달리, 수술 후 2~3일에 한 번씩 치료받으면서 넣었다 뺐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증도 없다.
한편, 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휘어졌을 때 시행하는 비중격만곡증 수술 뒤에는 녹는 솜을 쓰지 않는다. 똑바로 펴 놓은 비중격의 위치를 고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의 거즈보다 한결 부드러운 솜을 사용하기 때문에 통증이 덜하다.
마취 방법도 통증 감소에 도움을 준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유석 교수는 "축농증 수술을 할 때는 부분마취를 주로 하는데, 의식이 또렷한 상태에서 얼굴 한가운데를 수술할 때 느끼는 불안이 심리적으로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게 할 수 있다"며 "이런 불안을 피하려면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이비인후과 전문병원 등은 전신마취를 피하면서 환자를 수술 중 재워 불안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수면마취를 코 수술에 적용한다.
통증은 수술을 마치고 마취가 풀린 뒤부터 24시간 동안 가장 심하다. 그동안 자가통증조절장치를 활용한 무통주사로 통증을 줄인다. 환자가 수술 후 맞는 수액을 통해 진통제가 일정한 간격으로 환자의 몸에 주입된다. 통증이 심하면 환자가 손목에 찬 버튼을 눌러 일시적으로 진통제 투입량을 늘린다. 정도광 원장은 "통증에 대한 예민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진통제 투여량을 환자 스스로 조절하면서 통증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