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여고생 때 맞으면 평생 자궁암 걱정 끝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1/05/18 08:58
자궁경부암 백신의 효과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200가지가 넘는 유형이 있으며, 모든 여성 중 80%가 평생 한 번 감염될 정도로 흔한 바이러스이다. 이 중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유형은 15가지인데, 특히 16형과 18형이 전체 자궁경부암의 70% 정도를 일으킨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HPV 16형과 18형의 감염을 거의 100% 차단한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백신이 전체 자궁경부암의 70%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는 "최근 여러 연구 결과 HPV 31형·33형·45형도 각각 49~100% 막아주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를 더하면 자궁경부암 백신은 전체 자궁암의 80% 정도를 차단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예방 효과는 자궁경부암 백신이 상용화된 뒤 현재까지 10년 정도 지속되는 것이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됐으며, 백신 제조업체들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으면 20~30년 정도 예방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병기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전암(前癌) 단계에서 암으로 이어지는데 5~20년이 걸리므로, 백신을 맞아서 80%를 예방해 두고 혹시 걸릴 수 있는 나머지 20%는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아 전암 단계에서 찾아내면 자궁경부암을 거의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15~17세 접종하면 효과 가장 좋아
자궁경부암 백신은 10세 이상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어리고 성경험이 없을 때 맞을수록 효과가 좋다. 성경험을 한 뒤에 맞으면 예방 효과가 10% 정도 떨어진다. 김병기 교수는 "한국 여성의 평균적인 첫 성경험 연령을 고려하면 15~17세에 맞는 것이 적당하다"며 "하지만 이미 성경험이 있거나 나이가 많아도 예방 효과가 있으므로 늦었다고 생각해도 접종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백신을 맞으면 HPV가 자궁에 들어왔을 때 이에 대항하는 항체가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보다 최소 10배 이상 많이 형성된다.
이미 HPV에 감염된 여성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주사를 맞은 뒤 별다른 부작용은 없다. 백신은 출산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접종 뒤 아기를 가져도 안전하다. 다만, 임신한 여성은 출산 후 맞아야 한다. 모유수유 기간에도 접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