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
[황영조에게 배우는 봄철 러닝] (下) "추월 신경 쓰지 마라… 페이스 유지해야 완주"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1/04/20 09:02
발, 11자형으로… 팔, 배꼽 위·아래로 가볍게 흔들고… 보폭, 평소의 70~80%
러닝 한 달 만에 BMI 0.5 줄어… 목표 체중 3개월 후로 잡자
◆3주 후 뱃살 줄고 속도 빨라져
처음 2주일간은 매주 나흘씩 빨리 걷는 정도의 속도인 시속 5~6㎞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시간과 거리를 늘려갔다. 3주차에 들어서자 러닝 속도가 시속 8~10㎞까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이씨는 "뱃살이 빠지면서 몸이 가벼워졌고, 속도가 저절로 붙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시속 8㎞를 상한선으로 정했다. 황 감독은 "장거리 달리기는 페이스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며, 숨이 차지 않고 옆 사람과 대화할 정도의 속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4주째 훈련에서 이 속도로 최대 7.5㎞를 뛰었다. 10㎞ 도전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단축마라톤 대회가 끝난 후 잰 이씨의 체중은 72.5㎏였다. 한달만에 1.7㎏가 줄었고, 체질량지수(BMI)도 24.5에서 24.0으로 떨어졌다. 국민체력센터에서 권한 목표 체중 66.6㎏에 도달하려면 5.9㎏를 더 빼야 한다. 황 감독은 "러닝을 시작한 지 한달만에 이 정도 체중이 줄어들면 충분하다"며 "목표 체중은 3개월 뒤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어깨가 정면을 향하면서 상체를 5도 정도 기울이고, 몸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게 뛰는 것이 바른 러닝법이다. 발은 11자형, 팔은 주먹이 배꼽 위로 왔다 갔다하는 자세로 가볍게 뛰어야 한다. 그러나 이씨는 "처음에는 습관적으로 팔이 크게 움직이고 몸도 흔들리더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과체중이던 이씨의 몸이 받을 충격을 줄이기 위해 상체근육과 복근 단련 훈련을 함께 시켰다. 달리기 보폭은 걸을 때의 70~80% 정도로 줄였다.
운동화도 중요하다. 황 감독은 "장거리를 뛸 때는 발에 잘 맞고, 앞코가 구부러지며, 쿠션 기능이 보강된 운동화를 신고 뛰어야 발목이나 관절 등이 무리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체중이 정상보다 많이 나가는 사람은 밑창을 지그재그로 만든 '직텍' 등 하중을 분산시켜주는 운동화를 신으면 도움이 된다.
◆달리기 초반은 페이스 조절이 관건
4주간의 훈련은 순조로웠지만, 막상 단축마라톤에 출전한 날 이씨는 초반에 페이스를 잃었다. 그는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 제한에 초조해진 데다가 다른 참가자들이 나를 추월해 가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속도를 냈다"며 "초반에 힘을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후반에 만난 15도 경사의 언덕은 걸어서 넘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이씨가 시속 8㎞를 꾸준히 유지했다면 10㎞를 뛰어서 완주했을 것"이라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 초반에는 남들에게 추월당해도 괜찮으니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반환점을 돈 뒤 속도를 내서 따라잡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가 무리하게 뛰지 않은 점은 칭찬할 만하다. 황 감독은 "일반인은 스스로 쾌적한 느낌을 받는 수준으로 달려야 몸을 상하지 않으므로, 뛰다가 힘들면 걷거나 쉬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