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심혈관에 스텐트(혈관확장용 철망) 삽입술을 할 때 약물방출 스텐트를 쓰면 나중에 스텐트 재시술을 받을 가능성이 일반 스텐트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세 가닥의 관상동맥(심혈관) 중 일부 또는 전부가 막히면서 막힌 혈관 부위의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병이다. 관상동맥 협착은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고혈압, 당뇨, 만성신장질환 등이 있을 때 잘 생긴다. 막힌 혈관을 스텐트로 뚫어줘도 이러한 원인질환 자체는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혈관이 다시 막혀서 스텐트 삽입술을 다시 받아야 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약물방출 스텐트, 사망률도 18% 낮춰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팀은 심근경색 환자에게 약물방출 스텐트와 일반 스텐트를 삽입하고 결과를 관찰한 국내외 논문 49편을 종합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약물방출 스텐트를 사용한 환자의 스텐트 재시술률이 평균 39~52% 낮게 나타났다. 또 사망률도 최대 18% 낮았다.

연구팀의 최동훈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약물방출형 스텐트는 철망에 혈관세포가 증식해 들러붙지 못하게 하는 약물을 바르기 때문에 원래 막혔던 혈관이 다시 협착되는 위험이 낮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승혁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근경색 환자에게 약물방출 스텐트를 삽입하면 스텐트 재시술률이 10% 내외인 반면 일반 스텐트를 사용하면 20~30% 정도"라고 말했다. 스텐트는 재시술할 경우 시술에 실패할 가능성이 적잖고 합병증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재시술률이 낮은 것은 환자 예후에 중요하다. 다만, 약물방출 스텐트를 써도 심근경색 자체가 재발하는 비율이나 스텐트 철망 사이에 혈전이 들러붙는 스텐트 혈전증 발생률은 차이가 없었다.

◆다른 수술 앞뒀거나 80세 이상은 일반 스텐트가 나아

당뇨병이나 만성신장질환이 있어서 피가 탁한 사람, 관상동맥이 가늘거나 막힌 부분이 긴 사람 등은 혈관이 다시 막힐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으므로 약물방출 스텐트가 특히 권장된다. 그러나 일반 스텐트가 적절한 경우도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다른 수술이 예정된 사람은 일반 스텐트를 써야 한다.

최동훈 교수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에는 일정 기간 피가 응고하는 것을 막는 항혈소판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약물방출 스텐트는 1년, 일반 스텐트는 3개월 정도 복용하는데 이 기간 중에는 피가 잘 멎지 않아 큰 수술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80세 이상의 고령자도 뇌출혈 등의 돌발적인 질병이 생겨 예정에 없던 수술을 받거나 낙상 등으로 출혈이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일반 스텐트를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