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환자가 대부분, 증상은 초기 감기와 비슷
빨리 발견해 치료해야 합병증 가능성 줄일 수 있어

◆발병 원인 모르며 흔히 감기로 착각
가와사키병은 아직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급성 열성 질환이다. 주로 5세 이하의 영유아가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경일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가와사키병은 증상 관찰과 혈액 검사를 병행해야 진단할 수 있다"며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고 병명조차 낯설어 일반인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와사키병은 통상 38.5도 이상의 고열과 부종, 결막 충혈, 입술의 홍조, 딸기 모양의 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심하게 보채고 경우에 따라 설사, 복통, 두통, 소화장애, 기침 등을 보인다. 심해지면 심장의 관상동맥 병변, 뇌수막염, 위장관 장애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나흘 정도 입원 치료하면 크게 나아진다. 빨리 발견해 치료할 수록 합병증 가능성이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정맥용 면역글로불린을 주사해 치료한다. 한 번에 12시간 정도 맞는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면역글로불린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이경일 교수는 "10% 가량의 환자는 면역글로불린이 효과가 없는 데다가 심한 염증을 갖고 있어 심장 합병증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환자 10%는 면역글로불린으로 치료 안돼
이 교수는 최근 지난 8년 동안 치료한 가와사키병 환자 229명 가운데 면역글로불린에 반응하지 않은 23명(불응군)에 대한 치료법을 소개했다.
이들은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한 뒤에도 백혈구수 와 C-반응 단백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일단 추가로 면역글로블린을 투여한 뒤, 두 차례의 면역글로블린에도 반응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스테로이드제(메틸프로드니졸론)를 사용해 치료했다.
이 교수는 "중증 가와사키병 환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한 번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한 뒤 염증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투약량을 조절하는 것"이라며 "추가 면역글로불린의 경우 환자에 따라 1g/㎏또는 2g/㎏을, 스테로이드제의 경우 10㎎/㎏~30㎎/㎏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이런 지표 없이 무작정 많은 양을 투여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이 교수는 부연 설명했다. 이 교수가 찾아낸 적정 투약 용량은 유럽의 권위있는 소아청소년과 학술지인 'Archives Disease in Childhood'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투약 지표 따라 치료하면 10일 이내에 완치
가와사키병으로 입원 치료받는 경우 보통 4일 정도면 증상이 완화되며, 중증 환자는 10일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이 교수는 "투약 지표를 따라 진료하면 중증 가와사키 환자도 열흘을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퇴원 후 한 달 뒤 심장초음파검사를 해 봐서 합병증이 발견되지 않으면 완치로 본다"고 말했다.
가와사키병에는 아스피린도 사용한다. 가와사키병 자체가 혈소판을 증가시키므로 혈전 등을 예방하기 위해 처방된다. 입원 치료받을 때보다 퇴원한 뒤 1개월 가량 복용한다.
이경일 교수는 가와사키병은 염증이 최고점에 달하는 시기가 발열 6일째라는 내용 등의 가와사키병 관련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10편 이상 발표하는 등 이 분야에 임상연구를 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