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만나러 떠나는 추석 귀향길, 하지만 장거리 운전을 하다 보면 허리는 뻐근하고 목은 뻣뻣해지며 발목은 시큰거린다. 우리나라 운전자 중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 운전하는 사람이 약 40%, 상체를 지나치게 뒤로 기대고 운전하는 사람이 약 30%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전체 운전자 10명 중 7명이 바르지 못한 자세로 운전을 한다는 이야기다.
서 있을 때에는 상체의 무게를 두 다리가 분담하지만 의자에 앉으면 허리 혼자 상체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 똑바로 서 있을 때 허리가 느끼는 부담이 100이라면 의자에 앉아 있을 때에는 140의 부담을 받는다. 운전 중에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히면 허리를 제대로 받쳐 주지 못해 요통이 생길 수 있고, 반대로 등받이를 너무 당겨 몸을 앞으로 숙이면 목 등에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
허벅지와 윗몸의 각도는 90도가 가장 바람직하고 등받이 각도는 시트에 엉덩이와 등을 완전히 밀착시킨 상태에서 약 15도 뒤로 기울이는 것이 좋다. 장시간 운전석에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뒷주머니 지갑 때문에도 허리가 틀어질 수 있으므로 출발 전 뒷주머니를 비운다.
운전석을 앞으로 바싹 당겨서 앉는 자세는 신체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시야를 좁게 해 위험한 상황이 닥쳤을 때 신속한 대처를 방해한다. 또한 목, 어깨, 허리 등에 힘이 들어가 피로를 빨리 느끼게 된다. 운전대와 몸 사이의 거리는 발로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어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그래야 페달을 밟을 때 발목과 무릎에 무리가 덜 간다. 페달과의 거리는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을 정도로 약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핸들과의 거리는 양손으로 핸들을 9시 15분 방향으로 잡은 상태에서 핸들을 틀었을 때 한쪽 어깨가 등받이에서 떨어지지 않는 정도가 적당하다.
흔히 장거리 운전자를 ‘마라톤 선수’와 비교하는데, 마라톤 선수에게 운동화가 중요하듯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운전용 신발을 별도로 준비한다. 특히 여성운전자 중 맨발에 굽 높은 샌들을 신고 운전을 하다가 땀 때문에 발이 미끄러지면서 브레이크나 가속페달을 잘못 밟아 어이없는 사고나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운전용 신발은 미끄럽지 않으면서 밑창이 너무 얇거나 두껍지 않은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