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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꼽등이’ 알고보면 그렇게 끔찍한 곤충 아냐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 임현주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0/09/13 08:03
얼마 전 곤충 ‘꼽등이’ 수천마리가 강원도의 한 아파트 부근에 출몰했다는 뉴스가 나오자, ‘꼽등이송’ 노래와 게임, 팬카페까지 등장하는 등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8일 밤에는 가수 SG워너비의 김용준이 자신의 트위터에 어릴 적 꼽등이를 마주쳤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꼽등이 퇴치법에 관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씨는 “샤워 중 화장실에 침투한 꼽등이를 만났을 땐 일단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샤워기의 가장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익혀 버렸답니다. 밟거나 약을 뿌려서 보기 흉한 모습을 피하기 딱 좋았던 방법! 여러분도 꼽등이를 만난다면 이 방법으로 퇴치해 보세요”라고 말했다.
꼽등이가 이토록 관심을 끄는 이유는, 꼽등이의 특이한 생김새와 꼽등이를 죽였을 때 나오는 얇고 길이가 긴 ‘연가시’라는 기생충 때문이다. 연가시는 메뚜기ㆍ사마귀 등에 기생하는 가느다란 철사 모양의 기생동물로, 번식력이 좋으며 곤충을 민물로 유도해 자살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례가 없지만 해외에서 꼽등이를 맨발로 밟아 죽였다가 피부로 연가시가 침투한 사진이 돌면서, 연가시와 꼽등이에 대한 공포감이 인터넷으로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한 연구원은 “조사결과, 인체에서도 연가시가 나온 경우가 있지만 사람에게는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만진다거나 몸속으로 들어온다고 해도 끔찍한 질병에 걸리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꼽등이는 메뚜기목의 꼽등이과의 곤충으로 외형은 여치나 베짱이와 비슷하나 색깔은 녹색이 아니다. 밝은 갈색에서 짙은 갈색까지 다양하며 종종 갈색이나 검은 반점을 가지고 있다. 날개가 없는 종이 상대적으로 많으며, 다리가 발달되어 높이 뛰어오르고 메뚜기나 귀뚜라미에 비해서 덩치가 크다.
해충방제 전문업체 세스코측에 따르면 “최근 꼽등이 문의가 500여건에 달했지만 실제로 문제가 있어 해결을 원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궁금증 차원의 문의였다”며 “꼽등이에 관한 팬카페가 생기기도 하는 등 누리꾼들의 호기심 차원에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질, 장티푸스, 각종 전염병 등 질병을 직접적으로 전파하는 벌레를 해충이라고 한다. 꼽등이의 경우 하수구 등 습기가 많은 지역에 서식하기 때문에 세균의 2차 감염은 우려되지만 ‘해충’은 아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근거 없는 정보, 일본 꼽등이가 가구에 알을 옮겨 우리나라에 유입된다는 것 또한 사실무근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꼽등이가 출몰하는 이유는 기후가 습하고 일조량이 적어지면서 꼽등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꼽등이는 어떻게 퇴치하는 것이 좋을까? 누르거나 밟을 경우 연가시가 나오는 흉측한 모습을 보게 되므로 소형 해충에 맞춰진 일반 살충제보다 살충력이 강한 약제를 사용해서 마비시켜 퇴치하는 것이 좋다. 굳이 인체에 위험한 해충이 아니므로 밖으로 유인해 내보내는 것도 방법. 꼽등이는 출입문 하단 틈새나 벽면, 배관 등의 틈새를 통해 침입하기 때문에 이러한 틈새를 잘 막는 것도 꼽들이의 유입을 차단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