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 오일을 이용한 아로마 요법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통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치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성환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남은숙 강원대 간호학과 교수팀은 우선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통증과 관절에 부종이 생기는 정도를 측정했다. 그런 다음 43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24명에게는 아로마 요법을 4주간 적용하고 나머지 19명(대조군)에게는 아무 처방도 하지 않은 채 4주를 지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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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저먼 캐모마일 등의 허브 오일을 류마티스관절염 환부에 바르면 통증과 부종이 완화된다. 사진은 라벤더 밭.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아로마 요법은 매일 자기 전 샤워를 하고 몸에 수분과 온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관절 부분에 아로마 오일을 바르고 5분간 부드럽게 문지르는 마사지를 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아로마 오일은 장미오일 50mL에 로즈마리·라벤더·저먼 캐모마일·주니퍼·진저 오일을 각 6방울씩 떨어뜨려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오일을 4주간 적당히 나누어 쓰도록 했다.

연구 결과, 아로마 오일을 바른 환자군은 통증 수준(설문지 측정)이 약 30%, 손으로 눌러서 부종이 관찰되는 관절의 수가 약 40% 감소했다. 반면 대조군은 통증이 약 1% 늘었고 부종이 관찰된 관절의 수도 약 7% 증가했다.

박성환 교수는 "각각의 아로마 물질에 들어 있는 아줄렌, 6-진저롤 등의 화학 성분이 환자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혈중 스트레스호르몬 함량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면 염증매개물질인 인터루킨-6의 작용이 억제돼 항염, 통증 감소, 진정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약물치료를 해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섬유근육통증후군 등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며 "아로마 요법은 이런 환자에게 보조적으로 사용하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아로마 요법은 시중에 판매하는 아로마 오일을 구입해서 환자가 직접 집에서 해도 된다. 로즈마리, 라벤더, 진저 등 한 가지 오일만 사용해도 진통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번 연구처럼 여러 가지 오일을 혼합해서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고 연구팀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