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월드컵, 응원전략 못지않게 ‘수면전략’ 중요해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입력 2010/06/14 08:28
남아공 월드컵이 6월 11일(한국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7월 12일까지 한 달간 개최된다. 월드컵이 개최되는 남아공은 우리나라와 7시간의 시차가 있다.
즉, 그리스전과 아르헨티나전 경기는 남아공 현지시각으로 오후 1시 30분이면 우리시각으로 오후 8시 30분으로 경기관전에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예선 마지막 경기인 나이지리아전은 현지시각으로 오후 8시 30분에 열리며, 우리나라 시각으로는 새벽 3시 30분에 경기를 보게 된다. 따라서 남아공 현지에서 오후 8시 이후에 열리는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새벽 3시에는 깨어 있어야 한다.
주요 경기를 생방송으로 시청하기 위해서는 월드컵 기간 내내 늦은 밤이나 새벽까지 밤잠을 설쳐가며 흥분 속에 경기를 보게 되어 자칫 이번 월드컵에선 일반인들이 생활리듬에 큰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월드컵기간 중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은 수면부족과 수면리듬이 깨지는 것이다.
낮에 졸리고, 피곤하며, 정신집중이 안되고, 식은땀이 나며, 각종 사고(교통사고, 안전사고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불규칙한 수면시간이 장기화되면 이로 인해 수면리듬이 깨져 불면증 또는 일주기리듬 수면장애 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
다음은 월드컵 기간 중에 수면부족을 예방하여 학업이나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수면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가급적 오후 5시 이전(우리나라 시간으로 밤 12시 이전)에 열리는 경기는 생방송으로 관람하더라도 그 이후에 열리는 경기는 예약 녹화를 하거나 다음 날 재방송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시청한다.
2. 새벽 3시 경기를 볼 때는 일찍 귀가하여 9~10시경부터 미리 취침한 후 경기 전까지 잠을 자고 또 경기가 끝난 후에 잠을 보충해 하루 수면시간이 최소 6~7시간 이상이 되도록 한다. 경기가 한밤중에 열려서 경기 전후로 잠을 자야하는 어중간한 시간대라면 TV시청을 할 때는 주위를 어둡게 해야 경기가 끝난 후 다시 잠들기가 쉽다. 또한 너무 흥분하면 잠들기 어렵기 때문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시청한다.
3. 그래도 잠이 부족하게 되면 낮에 20분 정도의 낮잠을 잔다. 필요시에는 아침에 기상한 후 5시간 간격으로 2~3회 낮잠을 잘 수도 있다.
4. 수면부족의 후유증이 며칠 동안 반복되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따라서 중요한 경기가 없는 날에는 평소보다 일찍 취침하여 전날 부족한 수면을 보충한다.
5. 낮잠을 잘 때에는 햇빛을 차단하는 눈가리개와 소음을 막는 귀마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6. 잠이 부족하더라도 아침에 기상시간은 항상 일정하게 하는 것이 정상적인 수면리듬을 유지하는데 필요하다.
7. 잠이 부족하면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지므로 차를 운전하거나 섬세한 작업을 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축구 경기로 잠이 부족한 경우에는 아침에 가급적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하지만 꼭 차를 가지고 나와야 하는 경우에는 아침 식사 후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졸음운전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8. 세끼 식사를 모두 하고, 음식은 골고루 섭취하여 수면부족으로 인한 건강의 손실을 최소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