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새벽 골프가 성적 저조한 4가지 이유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5/06 08:18
본격적인 골프시즌이 시작되면서 주말 부킹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낮의 더위와 낮 시간대의 번거로움을 피해 새벽 라운딩을 즐기는 골퍼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 새벽 라운딩은 좋아하는 골프도 즐기면서 다른 바쁜 일정들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새벽 특유의 상쾌함 때문에 새벽 라운딩만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새벽 라운딩 때마다 언제나 성적이 저조한 사람들도 있다. 오전이나 오후에 비해 유독 새벽에만 성적이 좋지 않거나 컨디션 난조를 보인다는 그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 새벽 골프가 성적 저조한 이유 4가지
새벽 시간대는 아드레날린 계통 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해져 운동 시 기분을 더욱 상쾌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유독 새벽에 라운딩만 하면 컨디션이 나쁘고 스코어도 저조하다고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이 있다. 왜 새벽에만 유독 성적이 안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첫째, 낮은 체온과 혈압 때문이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은 “새벽 시간은 몸이 완전히 깨어 있는 듯해도 생체시계 상 몸의 절반은 여전히 잠들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근육과 관절은 밤새 이완된 상태이기 때문에 유연성이 떨어지고 에너지 대사와 움직임도 둔하다. 그러다보니 그립과 스윙이 원활하지 못해 저조한 스코어를 기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둘째, 필드 상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벽 골프와 오전이나 오후에 치는 골프는 필드부터 다르다. 새벽에는 잔디가 이슬을 머금고 있고 지면도 평소보다 촉촉한 상태. 이처럼 습도가 높기 때문에 평소보다 비거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평소 치는 클럽으로 치다보면 아무래도 거리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성적이 저조할 수 있다. 새벽에는 한 클럽에서 한 클럽 반 정도의 긴 채로 거리를 계산해서 치는 것이 좋다.
셋째, 유독 새벽 라운딩에서 저조한 성적과 컨디션 난조를 보인다면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 속도가 낮을 가능성이 높다. 소염작용과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부신피질 호르몬은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는데 수면과 운동 정도에 따라 분비량이 결정된다. 보통 잠을 자는 동안 멈추고 깨어나면서 서서히 증가된다. 그 속도는 사람마다 제각기 달라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 속도가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새벽 컨디션이 나쁠 수밖에 없다.
넷째, 만약 전날 과음을 했다면 새벽 라운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는 정신이 몽롱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과도한 스윙을 하기 쉽다. 이럴 경우 몸의 중심도 흔들려 어깨나 척추에 무리를 주게 된다. 게다가 술을 마시면 숙면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깊은 수면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몸의 회복기능이나 호르몬 분비기능에 전반적인 문제가 나타나 컨디션이 떨어진다. 이는 피로, 집중력 저하, 육체적 반응 저하 등을 일으켜, 점수도 나쁘고 부상 위험도 그만큼 높아지게 만든다.
◆ 새벽 골프, 건강하고 즐겁게 치려면?
골프는 외견상 가벼운 스윙 정도의 운동으로 보이지만 근력, 타이밍, 속도 등 일련의 조화가 필요한 운동이며,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고난이도의 스포츠다. 특히 새벽 골프는 부상을 당할 위험이 더욱 크다.
새벽 라운딩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철저한 준비 운동이다. 골프로 인해 가장 부상을 입기 쉬운 부위는 바로 허리다. 골프 스윙의 기본은 하체를 중심으로 척추를 꼬았다가 푸는 힘을 이용해 공을 날리는 것이다. 척추는 앞뒤,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서 있을 때 척추에 가는 부담이 100이라면 스윙 시 부담은 무려 220에 이른다. 척추의 회전으로 인해 허리 근육의 사용은 늘어나고 척추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새벽에 근육과 관절이 경직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준비 운동 없이 스윙을 한다면 허리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만약 혼자서 준비운동을 하기 쑥스럽다면 함께 간 동료나 가족, 연인과 함께 커플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새벽에는 무리한 스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좋은 스코어를 내겠다고, 내기에 이기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자신도 모르게 빠르고 강하게 스윙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는 척추에 지나친 부담을 주게 되고 허리 근육의 사용량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척추에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벽에는 스윙의 폭을 줄이면서 허리회전을 억제하는 타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복근을 비롯한 여러 근육들을 단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복근단련은 필수인데 복근이 단단하면 허리가 건강해지고 통증도 예방할 수 있어 부상 방지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필드에 나서기 전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뜨거운 물을 세게 틀어놓고 허리 등 아프거나 경직된 부위에 마사지를 해주면 허리 및 주변 근육이 이완돼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단, 너무 자주 오래하면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새벽에는 체온 조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요즘은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새벽에는 쌀쌀하기 마련. 오랜 시간 찬 온도에 관절이 노출되어 있다 보면 시린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고 새벽 라운딩에 나선 후, 기온이 상승하고 운동으로 체열이 올라가면 옷을 벗어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하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은 “새벽시간은 아직 우리 몸도 잠에서 덜 깬 상태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을 통해서 경직된 근육과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줌으로써 부상방지는 물론 새벽시간에 저조했던 스코어 향상도 기대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