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다니는 직장인 박모(46)씨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한다. 모니터 글씨가 잘 안보여 목을 앞으로 쭉 뺀 자세로 온종일 일하고 나면 어깨와 팔이 콕콕 쑤셔온다. 한의원에서 침도 맞아보고, 물리치료도 받아봤지만 소용이 없다. 통증은 점점 심해져 손가락 저림 및 마비 증상으로 이어졌다. 뇌졸중이 아닌가 싶어 병원을 찾은 박씨는 ‘목 디스크’라는 진단명을 듣고 무척 황당했다.
나누리병원이 2008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목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 625명을 조사한 결과, 수술 전 어깨와 팔이 아팠다는 사람이 47%를 차지했다. 손이 아픈 사람 7%, 등이 아픈 사람 4%, 머리가 아팠다는 사람도 6% 있었다.
이동걸 인천 나누리병원 원장은 “팔이나 어깨가 아픈 이유는 팔이나 어깨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이 목에 몰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한 손과 팔에 힘이 빠지는 경우 뇌졸중으로 오인해 뇌 검사를 실시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증상은 계속되지만 원인을 몰라 엉뚱한 치료를 받으며 병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목 디스크 환자들은 수술 전 다양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리치료가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침·한약·뜸 등의 한방치료를 받은 환자는 30%, 약물치료는 23%, 그 외 지압 4%, 교정 3% 순으로 나타났다. 권용진 인천 나누리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어깨가 아프다며 찾아오는 환자들 중에 정작 어깨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환자들이 많아 신경외과와 협진을 통해 병명을 찾아내는 ‘목어깨 클리닉’을 개설했다”며 “어깨문제와 목의 문제를 동시에 찾아내고 치료방법을 의논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권한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사무직 직장인들은 컴퓨터 모니터 높이를 눈높이에 맞춰 귀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 장시간 모니터를 보는 자세는 목근육의 경직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스트레칭을 틈틈이 해야 한다. 적어도 한 시간에 10분 정도는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목을 돌리거나 운동을 시작할 땐 갑자기 근육을 움직이기보다는 서서히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평소 엎드려 책을 보거나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습관은 목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자세인 만큼 반드시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