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1분헬스 Q&A] 춥거나 놀라면 털이 '쭉'… 피부야 왜 그러니?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2/09 16:11
갑자기 추위를 타거나 징그러운 장면을 보면 살갗이 벌거벗은 닭처럼 오돌토돌하게 변하는 이유가 뭘까?
손숙자 을지병원 피부과 교수는 "추위나 공포에 노출되면 뇌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신체 각 기관에 '긴급상황'이라는 명령을 보내 방어할 태세를 갖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피부가 닭살처럼 변하는 소름"이라고 말했다.
뇌의 긴급명령에 따라 모낭 옆에 나뭇가지처럼 붙어 있는 '털세움근(立毛筋)'이라는 근육이 수축되는데, 이 근육의 작용으로 털은 '일동 차렷' 모양으로 세워지고, 털 주변의 피부는 위로 당겨 올라가면서 닭살처럼 변한다.
손 교수는 "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보온이다. 추울 때 누워있던 털이 똑바로 서면 털과 털 사이를 통과하는 공기가 많아져 체온을 덜 뺏기게 된다"고 말했다.
털세움근은 팔, 다리 뿐 아니라 머리카락에도 붙어있다. 양성규 초이스피부과 원장은 "한 여름에 공포영화를 볼 때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느낌이 드는 것도 두피 아래 있는 이 근육이 순간적으로 수축할 때 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추위나 공포 등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피부가 늘 닭살처럼 우둘투둘한 사람도 있는데, 이를 모공각화증이라고 한다. 모공각화증은 일시적인 방어작용으로 생기는 소름과 다른 유전성 피부질환이다. 양 원장은 "모공각화증이 있으면 소름이 돋았을 때처럼 피부가 닭살처럼 변하지만, 피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름과는 모양이 다르다. 모공각화증은 피부가 건조할 때 생기는 각질이 빠져나가지 못해 모낭 안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므로, 소름보다 피부가 훨씬 거칠고 붉어진다"고 말했다.
모공각화증은 통증이나 가려움 등 증상이 없어 굳이 치료할 필요는 없지만, 미용상 제거를 원할 때에는 각질 연화제를 바르거나 피부염증을 줄여주는 약을 바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