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1분헬스 Q&A] 머리 '쿵' 별이 '번쩍'… 눈에 무슨 일이 생겼나?
이준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1/26 15:36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날까? 이형중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머리에 순간적으로 큰 충격을 받으면 망막의 시각세포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서 기능이 일시적으로 정지될 수 있다"며 "그러면 외부 물체를 인식하지 못해 눈앞이 캄캄해지는 현상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가벼운 뇌진탕으로 볼 수도 있다. 이 교수는 "머리를 세게 부딪치면 순간적으로 뇌혈관에서 혈액이나 척수액의 흐름이 차단된다. 이때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짧은 순간 의식을 잃으면 눈앞이 새까매진다"고 말했다.
전투기 조종사가 겪는 '블랙 아웃'도 같은 현상이다. 전투기가 속도를 높여 가속도가 4G(중력가속도의 4배)에 이르면 시각세포에 전달되는 혈류량이 줄며 사물이 흑백으로 보이고 시야가 좁아지는 '그레이 아웃' 현상이 나타난다. 가속도가 4.5G 이상으로 더 커지면 시각세포에 혈액공급이 거의 차단돼 시야가 완전히 까매지는'블랙 아웃'에 빠진다. 말 그대로 '눈 뜬 장님'이 되는 셈이다.
눈앞에 번개나 별이 보이는 현상은 비문증과 비슷한 증상이다. 비문증은 눈앞에 무언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는 증상으로 혈관이 수축해 일으키는 편두통이 있을 때 많이 생긴다. 권형민 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는 "충격으로 혈류량이 줄어 갑자기 시각세포가 작동을 멈추더라도 빛 자극은 잔상처럼 남는다"며 "일부 수용체가 빛의 잔상을 뇌에 전달하는 데, 뇌가 이를 번개나 별을 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시적으로 생긴 충격이 시각세포를 흥분시켜 빛처럼 느끼게 만들 수도 있다. 권 교수는 "사람의 시각 기관은 충격을 받으면 빛이 순간적으로 번쩍하는 것처럼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