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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척과 관장, 몸에 해롭다?

강수민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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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변을 비우면, 체내에 쌓인 독소가 빠져나가므로 피부가 맑아지고 살이 빠지며 디톡스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숙변을 비워주는 장세척과 관장요법을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정말 그럴까? 

뱃속 센서, 억지로 누르면 고장 나기 십상

2007년 한솔병원 종합건강진단센터에서 일반 건강검진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7%가 관장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35.1%가 ‘변비 해소와 숙변 제거를 목적으로 관장을 했다’고 답했다. 디톡스 열풍이 불면서 최근엔 피부 트러블 해소와 전신 건강 증진 등을 위해 장세척이나 관장을 하는 사람이 변비해소가 목적인 사람보다 더 많아지고 있다.

우리 몸의 직장 점막에는 변이 내려오면 자극받아 밖으로 배출하게 하는‘센서’가 있다. 관장은 직장에 액체를 집어넣어 이 센서가 인위적으로 자극받게 하며 장세척은 대장 내에 다량의 액체를 넣어 대장 연동운동을 촉진시킴으로써 변을 배출하는 원리다. 잠깐의 고통과 부끄러움을 견디면 곧 시원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어 관장과 장세척에 중독되기 쉽다.

특히 장세척이나 관장을 해야 할 만큼 심각한 배변장애를 겪는 이들이 느끼는 쾌감은 매우 크다.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은 “만성변비 환자에게 배변을 시키면 신진대사가 좋아져서 일시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반복적·습관적으로 관장이나 장세척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장 전문의들은 특히 커피, 소금물, 레몬즙 등을 이용해 관장을 하거나 비데로 너무 세게 관장을 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으로 직장의 ‘센서’가 고장 나서 만성변비를 유발할 수 있고, 항문과 직장신경의 감각이 떨어져서 변을 보고 싶은 욕구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항문 괄약근이 약화돼 변이 새는 변실금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치질이 있는 경우 비데의 강한 수압이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장세척의 경우, 세척과정에서 장내의 유익한 미생물까지 함께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가장 안전하게 하려면?

하지만 모든 관장과 장세척을 피하라는 것은 아니다. 1주일 이상 변을 못 봐서 변이 돌처럼 굳어 있을 때는 관장을 실시한다. 이때는 병원에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관장이나 장세척을 실시하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 하게 집에서 할 때는 따뜻한 수돗물이나 약국에서 파는 ‘글리세린’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관장과 장세척은 대장암 등에 의한 장폐쇄가 있는 경우 장파열 위험이 있고, 게실염(장의 한 부분이 주머니처럼 볼록하게 넓어진 상태)이나 궤양성대장염 환자의 경우 장천공(구멍이 뚤림)의 위험이 있으므로 이런 질병을 앓고 있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일부 장 세척액은 신장의 기능을 저하시켜 급성신부전에 빠지는 경우도 있으니 신장 기능이 안 좋다면 약제를 주의해서 선택한다. 병원에서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확인한 후 관장이나 장세척을 시행해야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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