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깍두기 먹고 '항문관장' 받은 사연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1/26 09:10
아랫니가 윗니보다 10mm 가량 앞으로 나와 있는 ‘주걱턱’을 가진 L양. 평소 부정교합 때문에 음식물이 앞니로 잘 잘리지 않아 식사 도중 음식물 파편을 자주 튀어 고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어려워하는 직장 상사와 점심식사를 같이 하게 됐다. 메뉴는 설렁탕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대충 먹고 빨리 일어날 요량으로 설렁탕과 깍두기를 입에 우겨 넣은 것. 평소 같으면 그나마 씹히는 어금니로라도 천천히 씹었을 깍두기를 씹는 둥 마는 둥 꿀꺽 넘겨버렸다. 결국 L양은 급체해 응급실로 실려가 항문관장까지 받았다.
주걱턱은 전체 인구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주걱턱은 단순히 심미적인 문제뿐 아니라 씹는 기능과 발음기능의 장애를 동반한다.
옥용주 강남차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주걱턱인 사람은 제대로 씹지 못하기 때문에 늘 만성적인 소화불량에 시달리며 L양처럼 갑작스럽게 체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며 “입술이 안 다물어지기 때문에 발음이 늘 새서 술 취한 사람으로 오해 받기도 하며 또한 대인관계에도 소극적이며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를 보이는 빈도도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L양처럼 심한 주걱턱은 수술에 의해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주걱턱 수술은 구내 절개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흉터가 전혀 보이지 않으며 3~4주 후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2주 후부터는 씹는 기능을 회복하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금속판을 이용한 고정술을 이용해 수술 후의 안정성이 더욱 높아졌다.
주걱턱 수술은 성장이 멈춘 다음에 해야 한다. 성장기 동안에는 수술을 한 이후에도 턱이 계속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미한 주걱턱의 경우는 수술 없이 교정 치료만으로 해결하기도 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구강외과 의사와 교정과 의사와의 협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