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당뇨병 환자, 밥그릇 작으면 혈당 내려간다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당뇨병 환자가 밥그릇 크기를 줄이면 탄수화물 섭취가 줄고 그 결과 혈당까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민경완 을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지난 7~8월 당뇨병센터를 방문한 여성 당뇨병 환자 72명을 대상으로 밥그릇 크기를 줄이기 전과 후의 식사 패턴을 비교했다. 우선 환자들에게 집에서 사용하는 밥그릇을 가지고 오게 한 뒤 부피를 측정했다. 평균 밥그릇 크기는 346.3㏄였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일수록 밥그릇 크기가 컸다. 이들에게 종이컵 크기와 비슷한 200㏄크기의 밥그릇을 제공하고 2주 동안 사용하게 했다.

그 결과 환자 중 비만 상태인 사람의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64.0%에서 58.6%로 감소했고,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 비율은 16.8%에서 17.9%, 21.6%에서 23.9%로 조금씩 증가했다. 환자들은 "밥은 덜 먹고, 반찬을 더 먹게 됐다"고 말했다. 과체중인 환자들도 비만인 환자들과 섭취 비율이 비슷하게 변했고 정상체중 환자들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상적인 영양소 섭취비율은 탄수화물이 55~60%, 단백질이 15~20%, 지방이 20~25%이다. 탄수화물 섭취비율이 과다에서 정상 범위로 들어온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당뇨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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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집에서 가져온 420㏄짜리 밥그릇(사진 왼쪽)과 병원에서 제공한 200㏄짜리 밥그릇. /을지병원 제공

민 교수팀은 이와 함께, 밥그릇 크기를 줄이면 실제로 혈당 수치도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민 교수팀은 미국당뇨병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당뇨병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200㏄크기의 밥그릇을 사용하게 했더니 평균 체중은 3.7㎏, 2~3달간 혈당조절 정도를 반영하는 평균 당화혈색소는 0.5%감소했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3개월 동안 유산소 운동을 했을 때 감소하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1~2%정도이므로 작은 밥그릇을 쓰는 것만으로 이만큼 당화혈색소가 감소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보리, 현미 등 밥의 종류에 연연하는 경우가 많은데, 혈당조절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밥을 먹느냐가 아니라 밥의 양을 얼마나 잘 줄이느냐에 달려있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게 필요한데, 말로만 교육할 때보다 밥그릇을 작은 것으로 바꿀 때 실천율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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