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알코올 중독 위험?
'청승맞게'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 중엔 알코올 중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유형이 있다.첫째, 평소 술을 마시던 사람이다. 술을 마시지 않던 사람은 혼자 한두 번 마시다가 '속이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는 등의 느낌이 싫어 더 이상 안 마신다. 그러나 술을 평소 입에 대던 사람은 '힘들고 괴로워서'라는 핑계 삼아 술을 혼자 계속 마시게 된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남궁기 교수는 "경기 불황과 함께 술 소비량이 늘어났다는 것은 술 안 마시던 사람이 더 마신 게 아니라, 먹던 사람이 더 마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평소 쾌활하고 겉으로 강한 척 하는 사람이다. 성격 좋고, 외향적이라는 소리를 듣던 성격의 사람은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보다 중독 위험이 더 높다. 외향적인 성격인 사람은 회사나 가정에서 목소리는 크지만, 어려운 일이 닥치면 혼자 해결하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화를 풀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혼자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은 평소엔 꾹 참았다가 술을 마시면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성격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셋째, 술 마시는 핑계를 대는 사람이다. '누구와 언제 어디서 마셨다'는 것보다는 'OO때문에 마셨다'는 신세한탄을 달고 산다. 주변 사람이나 국가, 시대적 상황 탓을 하면서 술을 마실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편다. 술을 정당히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을 마시는 이유를 대는 것은 전형적인 '문제 음주자'의 모습이다. 이런 사람은 계속 혼자 술을 마시면 성격도 변하기 쉽다.
넷째, 술 마신 사실을 부정하고 숨긴다. 술을 당당하게 마시지 못하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숨기고 싶어하는 것이다. 집에서도 몰래 술을 사 와서, 식탁이 아닌 컴퓨터 방이나 베란다에서 술을 마시기도 한다. 주변에서 알코올 중독자로 볼까봐 사실을 은폐하는 것은 잘못된 사실을 알면서도 제어를 하지 못하는 알코올 중독 초기단계다. 혼자 술을 마실 때 휴대전화를 아예 꺼놓는 사람도 이런 유형이다.
다사랑병원 김석산 원장은 "혼자 술을 마시다 보면 과음은 물론이고 술에 대한 내성도 생긴다. 즉 1잔만 마셔도 불안과 우울한 기분이 조절되는 진정효과가 있지만, 차츰 뇌가 원하는 술의 양이 늘어 다음엔 3~4잔으로 늘고, 결국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