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환자에게 흔히 처방되는 치료제가 위궤양이나 위출혈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대한슬관절학회가 관절염 약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복용 중인 관절염 환자 2105명을 대상으로 위장관계 질환 위험요인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51%가 위장관계 부작용 고(高)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염 약 복용환자 두 명중 한 명은 심각한 위장질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위장관계 합병증의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노인 관절염 환자(43%) ▲과거 속 쓰림, 위 통증, 메스꺼움 등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62%) ▲위장관계 합병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환자(41%)도 이 약을 계속해서 복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에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위출혈, 위궤양 등 중증 위장관 합병증 발병 위험이 3~4배 가량 높고, 심할 경우 위출혈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복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양익환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관절염 환자의 위장관계 부작용 위험요인과 위험도의 철저한 평가에 따라 각기 다른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도록 권장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위험군에게도 이 약이 무차별 처방 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약을 아스피린과 함께 복용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아스피린을 같이 복용하면 위장관계 출혈 위험성이 높아진다며 두 약에 대해 병용(倂用)금기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두 약을 동시 복용하는 환자 비율도 40%나 됐다.

만약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중인 관절염 환자는 세레브렉스, 콕스-2 억제제처럼 다른 성분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학회 측은 권고했다.

한편 만성적인 무릎 통증에 '먹는 약'만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런던대 언더우드 박사팀은 '영국의학회지(British Medical Journal 2008)'를 통해 퇴행성 무릎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먹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바르거나 붙이는(패치나 로션) 소염진통제의 효과가 거의 같고, 부작용은 먹는 소염제가 더 많았다고 발표했다.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는 "먹는 약의 부작용은 신장기능 저하와 위장 장애, 호흡기 문제 등이고 국부성 치료제는 피부 알레르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