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택병원 3300여 건 수술… 세계 최다 절개 사이즈·통증 줄고 회복속도 빨라져

인공관절 로봇 수술이 진화하고 있다. 도입 초기엔 의사가 손으로 수술하는 것보다 절개 부위도 더 크고, 수술 시간도 오래 걸려 의료계의 주목을 별로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연구 끝에 더 빠르고 더 적게 째는 수술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환자들 사이에서 먼저 소문이 났고, 의료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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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택 원장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는 모습.
인공관절 로봇 수술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이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수원 이춘택병원이다. 이 병원은 지난 해 12월부터 직경 2.3㎜ 커터(뼈를 자르는 도구)를 이용한 최소 침습(MIS) 로봇 인공관절 수술 437건을 실시한 결과 수술 후 보행까지 4시간, 계단 오르기도 5일 이내 가능해지는 등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고 밝혔다.

수술 부위 절개 크기도 기존 수술보다 10㎝가량 줄어든 7~11㎝이다. 과거 7.8㎜ 커터를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 땐 절개 크기도 컸고 수술 뒤 보행까지는 3일, 계단 오르기는 3~4주 가량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이 결과는 올 초 홍콩에서 열린 '컴퓨터보조수술학회 국제심포지엄'에서도 발표됐다.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이 병원에선 2002년 '로보닥'이라는 인공관절 로봇 수술을 국내 처음 들여와 지금까지 3300여 건의 로봇수술을 시행했다. 이 병원의 인공관절 로봇 수술 실적은 세계 최대다.

인공관절 로봇 수술은 의사가 직접 뼈를 자르고 위치를 잡던 역할을 로봇이 대신 하는 것이다. 환자의 뼈 모양, 위치, 방향 등을 수술 전에 미리 멀티 CT를 찍어 파악한 뒤 로봇이 계산해놓은 좌표 값에 따라 작동하면 관절이 체중이 실리는 부위에 정확히 얹힌다. 집도 의사는 로봇이 지정한 위치대로 수술을 진행하면 된다.

그러나 과거 수술로봇은 의사가 직접 수술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절개크기, 회복속도, 수술시간 어느 것도 우월하지 못한, 단지 20억 원에 달하는 '값 비싼' 장비를 이용한 수술일 뿐이었다. 특히 외과의사들이 로봇수술을 가장 꺼렸던 이유는 절개범위가 너무 컸기 때문.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뼈를 자르는 커터 크기를 줄였다. 커터가 7.8㎜에서 2.3㎜로 세밀해지면서 수술 시 좁은 공간에서 더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고, 절개 사이즈도 줄여 회복 속도를 빠르게 했다.

로봇 수술의 최대 장점은 정확성. 기존 수술은 숙련된 외과의사가 눈대중으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었다면, 로봇수술은 정확한 계측을 통해 편차를 줄여 0.1㎜ 이내의 오차 범위에서 가장 적합한 위치에 인공관절을 장착시킬 수 있다.

수술 과정에서 생기는 실수도 줄였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의 상당수가 골다공증을 동반하고 있는데, 수술 부위 안쪽이 제대로 들여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뼈를 조금이라도 과도하게 잘랐을 경우 부스러지거나 깨져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로봇수술은 수술 전 정밀계측을 통해 이런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이춘택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의사 경험과 숙련도에 의존한 수술이다 보니 의사마다 경험이나 테크닉이 달라 실패율이 높았다. 하지만 로봇을 이용해 의사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고, 환자는 덜 아프고 빨리 회복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공관절 로봇 수술은 이춘택병원을 비롯해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강동카톨릭병원, 전남대 화순병원, 울산병원 등에서 적용하고 있다.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