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불임치료 위한 정확한 정보 얻기 힘들다"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불임치료 실태와 문제점
불임 사실 숨기는 부부 여전 원인 알 수 없는 경우도 20% 치료 효과·성공률 과장 논란도

"인공수정을 3회 받을 때까지 어떤 치료인지도 제대로 몰랐어요." 정시연(가명·30)씨와 같은 불임부부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제대로 된 정보를 얻는 것이다.

불임부부 대부분이 불임 사실을 감추기 때문에 누구 하나 붙잡고 물어보기가 쉽지 않고, 병원에서 정보를 얻으려고 해도 의료진의 말과 실제 치료를 받았다는 불임부부들의 말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외 시험관 아기의 역사가 25~30년이 됐지만 아직도 불임치료의 모범답안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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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DB
최근 해외에서 배란유도제를 복용한 뒤 성관계를 통해 임신을 시도하는 불임 치료는 자연 임신 시도보다 성공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옥스포드대와 애버딘대 연구팀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임 여성 580명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는 그룹 ▲배란유도제를 맞는 그룹 ▲인공수정을 받은 그룹으로 나눈 후 6개월 동안 추적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여성 중 17%가 아기를 임신한 반면, 배란유도제를 맞은 여성들은 이보다 더 적은 14%가 임신했다. 인공수정을 한 그룹의 임신성공률은 23%였다. 배란유도제를 맞은 여성들의 10~20%는 복통과 복부팽만감, 오심, 두통 등의 부작용을 겪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영국의학저널 최신 호에 발표했다.

국내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이에 대해 "논문의 표본이 매우 적고, 배란유도제나 인공수정의 효과는 여러 해를 거치면서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최영민 교수는 "원인불명인 경우에는 말 그대로 원인을 찾지 못한 것이므로 환자의 나이가 젊은 경우에 한해서는 치료를 안 하고 기다려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 처럼 먹는 배란유도제만 쓰는 경우는 실제로 매우 드물다. 효과가 좋은 다른 종류의 배란유도제를 함께 쓰고 있어 실제로 임신 성공률은 더 높게 나온다"고 말했다.


불임치료의 성공률은 과장되고 있는 것일까?

일부 불임부부들은 병원들이 발표하는 임신 성공률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8번이나 받았다는 강유정(가명·35)씨는 "어떤 병원에서는 성공률이 50%가 넘는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1차 검진 이후 다태 임신이나 자궁외 임신 등으로 아이를 잃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이 발표하는 성공률에는 거품이 들어 있다고 주장한다. 김사랑(가명·30) 씨도 "나도 임신한 뒤 두 차례나 유산됐었고, 다른 부부들도 유산되는 사례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는 "불임 치료 결과는 개인 차가 크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학회 등에서 발표하는 시험관 아기 시술 성공률은 건강하게 아기가 태어나는 경우까지 포함한 비율이므로 믿어도 좋다"고 말했다.

강남차병원 불임센터 윤태기 소장은 "병원이 발표하는 임신 성공률은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대의 임신 성공률과 40대의 성공률은 5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병원에 어떤 연령대의 산모가 많은 지에 따라서도 성공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김탁 교수는 "대학병원은 이미 개인병원에서 수 차례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오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률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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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를 난자에 주입하는 모습. / 조선일보DB
불임치료의 고통을 덜 수 없나

산부인과 의사들은 다태임신 등을 제외하면 배란유도제의 부작용은 크지 않다고 얘기하지만, 불임부부들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기 위해 배란유도제를 여러 차례 경험했다는 황가영(가명·34)씨는 "배란유도제를 맞은 뒤에는 배가 뻐근하고 몸에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있는 여성에게 배란유도제를 투여하면 난소과자극 증후군과 같은 위험한 상황도 초래될 수 있다. 최미래(가명·39)씨는 "약의 용량을 낮춰 썼다고 하는데도 배에 복수가 차고 복부 아래쪽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탁 교수는 "일반적으로 배란 유도제를 써서 배에 복수가 차는 경우는 전체의 20~30%지만, 인위적으로 복수를 빼줘야 하는 2~3%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복수가 자연적으로 흡수된다. 같은 용량을 써도 개인별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다 다르기 때문에 불임전문가와 상의를 해서 약을 쓰면 부작용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불임 치료법은 어떤 것이 있나

불임치료는 여성과 남성 어느 쪽에 원인이 있는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전체 불임부부의 20%나 되고, 원인을 치료한 이후에도 불임이 지속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어떤 때 어떤 치료법을 써야 한다고 정의하기가 어렵다.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배란유도제 ▲인공수정 ▲시험관 아기시술의 성공률, 비용 등을 알아본다

배란유도제=먹는 약 또는 주사제가 있다. 여성 불임 중에서 30%가 무배란 또는 불규칙한 배란 등 배란 장애 때문이다. 이들은 배란유도제를 먹거나 주사 맞는 것만으로도 80~90%는 임신에 성공한다. 치료 비용은 약의 용량, 종류에 따라 몇 만원에서 몇 십 만원까지 크게 차이가 난다.

인공수정=여성에게 배란유도제를 투여해 인위적으로 난자가 배란되도록 한 뒤 남성의 정액을 채취해 여성의 자궁에 넣어주는 방법이다. 남성에게 사정이나 발기에 문제가 있을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성공률은 10% 전후로 보고 있으며, 비용은 1회 시술 시 50~100만 원 선이다.

시험관 아기 시술=여성의 나팔관이 모두 막혔다거나 불임의 원인을 잘 몰라 다른 치료법으로 모두 실패했을 때 쓰는 방법이다. 배란유도제를 투여한 여성에게서 채취한 난소와 남성의 정액에서 추출한 정자를 시험관이나 배양 접시에서 수정시킨 후 2~5일이 지나 배아 상태가 되면 이를 여성의 자궁내막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1회 비용이 250만~500만원 가량 든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200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공률은 30~4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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