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음모에 사는 사면발이, 성병으로도 이어진다?
입력 2008/06/17 09:33
A씨는 어제 남자친구와 관계를 가진 후부터 그곳이 간지러워 미칠 것 같았다. 가려움을 해소하고자 그곳을 긁던 A씨는 순간 너무 놀라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간지러움의 원인이 하얀 벌레임을 목격하고 만 것. 놀란 마음에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사면발이’ 인 듯 했다. 순간 스치는 생각, ‘이거 혹시 어떻게 되는 병 아냐?’
사면발이는 페디큘러스 퓨비스(Pediculus Pubis)라는 기생충의 이름이다. 이 기생충은 머리털이나 겨드랑이 털에는 살지 않고 음모에만 살며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성병의 일종으로 간주된다. ‘성병’ 하면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나 매독과 같이 심각한 병들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에, 사면발이도 성기나 생식기 안으로 들어가 다른 심각한 성병을 유발시키진 않을 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사면발이 자체는 크게 위험한 병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면발이는 감염되면 가려움의 정도가 매우 심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진단을 받은 후 ‘린단’ 이라는 약을 잘 바르면 쉽게 나을 수 있다. 또 사면발이는 털에 사는 기생충이기 때문에 털이 없는 성기나 생식기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므로 외음부 피부에만 머무를 뿐 다른 성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기서 완전히 안심해서는 안 된다. 사면발이가 직접 다른 성병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사면발이에 걸려 있다면 다른 성병에도 걸려 있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피부과 계명철 교수는 “사면발이는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는 절대 생길 수 없다. 이 병은 성관계로만 전파되기 때문에 이 병이 생겼다면 불건전한 성관계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병원을 찾아가 다른 성병에의 감염여부도 정확히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유미 헬스조선 인턴기자 cbmass4136@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