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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도 트렌드? 최신 '성병보고서'

취재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조은선 기자

알아보고 예방하자! 최신 성병보고서

시대와 생활습관, 성에 대한 인식 등이 바뀌면서 성병의 양상도 바뀌고 있다. 그 흐름을 알 수 있는 최신 성병에 관한 보고서.

성병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됐다. 성병은 과거에 ‘Venereal Disease’라고 불렸는데 그 어원은 미와 사랑의 여신 비너스(Venus)에서 유래됐다. 아름다운 여성의 유혹으로 성병이 생겼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인데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최근 항생제의 발달로 세균성 성 매개 감염은 줄었다. 하지만 치료가 어려운 바이러스성 성 매개 감염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계속적으로 타인의 부주의한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고 있어 심각한 문제다. 또 성이 개방되고, 인구 이동이 증가하면서 골반염 등 여성들의 성병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성병은 이제 성생활이 활발한 젊은층뿐 아니라 노년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질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Issue 1. 증상 없고 치료 오래 걸리는 성병 증가

질병관리본부의 '2007년 전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지난 2001년 2만7915건이던 성병 발병 건수가 2007년엔 1만2486건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감소세는 지난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뚜렷해졌는데, 2003년 2만7005건에서 2004년 2만3639건, 2005년 1만5944건, 2006년 1만3314건 등이었다. 반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 치료를 미루기 쉽고, 치료 기간도 오래 걸리는 성병은 오히려 늘었다.

균에 감염돼 발병하는 매독은 2002년 134건에서 5년 새 10배 이상 늘어 2007년에는 1415건이나 보고됐고, 성행위 감염증(클라미디아)도 2060건에서 3196건으로 늘었다. 특히 완치가 힘든 바이러스 성병인 성기 단순포진과 첨규(尖圭) 콘딜롬은 각각 717건에서 1726건, 326건에서 946건으로 2~3배씩 증가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최형기 교수는 "임질, 비임균성 요도염은 항생제 효능이 좋아지고 성병에 대한 인식이 고조돼 줄고 있으나,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매독과 성기 단순포진 등 면역계통의 성병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Issue 2 불임 원인, 젊은 여성 골반염 폭발적 증가

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성 접촉이 늘면서 여성의 질을 통해 들어온 세균에 의해 자궁내막, 난관, 골반 복막 등이 감염되는 '골반염'을 앓는 젊은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골반염의 가장 중요한 원인균인 '클라미디아균' 감염증은 2001년 354건에서 2007년 3196건으로 9배 가까이 증가했다.

골반염의 또 다른 문제점은 60% 정도가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점. 하지만 골반염은 증상이 심하든 가볍든 자궁외 임신(10%), 만성 골반통(20%), 불임(20%)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재발도 잘 된다. 따라서 한 번 골반염에 걸린 사람은 재감염 위험이 높으므로 치료 후 4~6주 만에 재검사를 실시하고,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진찰을 받아야 한다. 골반염을 반복해서 앓으면 영구적인 난관 손상 위험이 4~6배, 자궁외 임신 빈도도 약 10배 높다. 또 자궁적출술을 하는 사례도 약 8배나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골반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성관계 때 콘돔을 꼭 사용해야 한다. 또 월경 중이나 직후에 성관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성 관계 파트너인 남성은 골반염의 주 원인인 클라미디아, 임균 등에 감염되더라도 대개 증상이 없다. 여성이 골반염을 앓고 있다면 파트너인 남성도 임균과 클라미디아 요도염에 대한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Issue 3. 중·노년층 성병, 오히려 증가

성병(性病) 발병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50대 이상 중·노년층의 성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병 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예년과 마찬가지로 20대(39.5%)·30대(29%)·40대(17%)가 주축을 이루지만, 50대 이상도 9.5%를 차지했다. 의료계에서는 50·60대 성병 환자 증가의 원인으로 노래방과 공원 등에서의 음성적 성관계 증가와 발기부전 치료제의 등장 후 노인들의 성관계 빈도가 늘어난 것 등을 꼽는다. 또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약해져 세균이나 바이러스 침투가 쉬워져 성병 감염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노인 성병 예방을 위해선 첫째 비정상적인 성관계를 하지 말고, 둘째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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