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어르신, 틀니 관리 잘못하면 큰 병 생깁니다
임형균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08/04/15 16:17
틀니 사용·관리 어떻게 하나
국내 14%만 '틀니 전용 세정제' 사용
노인, 구강상태 나쁘면 인지기능 저하
국내 틀니 착용인구는 480여 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인구 대비 약 12%이지만, 이 비율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아 임플란트 시술이 늘고 있으나 비용 등의 문제로 틀니는 자연 치아를 상실한 사람, 특히 노인들에게는 가장 효율적인 의치(義齒) 구실을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틀니지만, '사각지대'에 묻혀 있다.
틀니를 사용하는 노인들은 틀니를 착용한다는 사실이 주변 사람들에게 드러나길 꺼린다. 밤에 틀니를 빼서 컵에 담가 관리하는 모습은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잘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틀니를 착용한 뒤 잇몸 통증이나 틀니의 미끄러짐 등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틀니를 제대로 세척하지 않아 마모뿐 아니라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틀니 관리 허술
틀니를 사용하고 있는 신모(66)씨. 착용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잇몸을 짓누르는 것 같고, 음식을 씹을 때마다 덜컹거리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한다. 이런 불편함은 참고 견딜만하다. 더 큰 문제는 틀니를 사용한 뒤부터 사람 만나기가 두려워진 것이다. 혹시 남들과 말하거나 식사를 하다가 틀니가 빠지지나 않을까 하는 것과 입 냄새 때문이다. 외출할 때는 향수를 진하게 뿌리는 등 주의를 하지만 신경이 곤두선다.
글로벌 제약회사 GSK가 작년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전세계 15개국 틀니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틀니 사용자들의 불편함(복수응답)은 ▲틀니 이동 및 미끄러짐(45%) ▲음식 씹는 힘 약화(44%) ▲틀니와 맞닿는 잇몸 부위 통증(39%) ▲틀니 이탈(36%) ▲입냄새(19%) ▲틀니와 잇몸 사이로 음식물 유입(17%) 등이었다. 그밖에 ▲얼룩(8%) ▲구내염 유발(5%) 등을 호소하는 응답자도 있었다.
이처럼 틀니를 착용한 뒤 생긴 불편함(이동이나 미끄러짐, 이탈 등)을 개선하기 위해 '틀니 접착제'를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미국에서는 3명 중 1명이었으나, 국내에서는 거의 없었다. 또 '틀니 전용 세정제'를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미국은 65%였으나, 우리나라는 14%에 그쳤다. 국내 틀니 사용자의 79%는 치약으로 틀니를 닦고 있으며, 물(18.5%)이나 소금(2%)을 쓴다는 응답 외에 심지어 락스를 사용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치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노화 촉진
미국 노인학저널에 발표된 덴마크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고령 노인들이 치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노화가 촉진되고, 인지기능도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구강 건강이 좋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식습관 변화로 영향 불균형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으며, 씹는 기능이 줄어 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틀니를 착용하는 노인들의 경우 구강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틀니 사용법·관리법 요령 배워야
전문가들은 틀니를 제대로 관리하는 요령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음식을 씹을 때 틀니가 손상되지 않도록 음식물을 미리 잘게 잘라 놓는다. 음식은 천천히, 부드럽게 씹는다.
둘째, 상당수의 틀니 착용자가 치약과 칫솔을 이용해 틀니는 닦고 있는데 치약에는 연마제가 함유돼 있어 강하게 칫솔질을 하면 틀니의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 치약 대신 틀니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틀니에 문제가 생겼으면 임의로 고치지 말고 반드시 치과에 맡겨야 한다.
틀니 관리를 잘못하면 입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틀니는 아크릴 재질로 돼 있어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 구내염, 구취 등 구강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
틀니 세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며 착용자가 실천하기에 간편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삼성서울병원 치과 이석형 교수는 "틀니를 사용하는 사람은 6개월에 한번씩 치과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 틀니를 올바르게 사용하고 관리하는 방법도 치과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따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