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다른 암보다 먹는 항암제 개발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애초부터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가 많고, 다른 암 환자보다 고통이 심한 항암제 치료를 더 많이 받아야 하므로 하루 한 알만 복용하는 식의 신약에 대한 수요가 다른 암보다 훨씬 많다. 특히 정상세포는 놔두고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표적항암제는 현재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을 비롯해 총 12개가 미국 FDA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를 받았다. 이중 폐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은 '이레사(아스트라제네카)' '알림타(릴리)' '타세바(로슈)' '아바스틴(로슈)' 등 4개다. 추가로 10여 개의 폐암 전용 표적치료제가 개발 중이다.
이레사는 지금까지의 항암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많이 쓰인다.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서양인에겐 효과가 크지 않지만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에겐 효과가 좋다. 또 선암, 여성, 비흡연 환자, 유전자 변이 환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 타세바는 암이 발생하는 부위의 효소를 저해하는 폐암 표적치료제로 이레사 같은 먹는 항암제다. 이레사와 타세바는 대부분 부작용이 경미하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없어 항암 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성 폐암(수술 불가능 또는 재발한 경우)에 1일 1회 1정 복용한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간수치가 증가될 수 있으므로 치료기간 중 1~2개월마다 간 기능 검사가 필요하며, 간수치 변화가 심할 경우 투약을 중단해야 한다.
주사제인 알림타도 기존 항암 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며, 폐암 외에도 폐와 흉막에서 발생하는 악성 흉막중피종 치료제로도 쓰인다. 이밖에 암세포 증식과 생존을 억제하는 '작티마(아스트라제네카)', 영국생명공학회사 안티소마(Antisoma)가 개발 중인 'AS1404' 약물, 국내 제약사 바이넥스가 개발 중인 'DC-Vac EP/L' 약물 등 먹는 항암제가 2~3년 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술이 불가능한 소세포폐암에 사용되는 항암제로는 '에토포사이드(Etoposide)' '아드리아마이신(Adriamycin)' '빈크리스틴(Vincristine)' '싸이톡산(Cyclophosphamide)' '아이포스파마이드(Ifosphamide)' 등이 사용되고 있다. 소세포폐암 치료제는 대부분 주사제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