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천일염도 소금일뿐… 소금 섭취량 확 줄여라
입력 2007/12/18 16:31
한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13~15g)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5g 이하)을 2.6~3배, 미국의 1.6배, 일본의 1.2배 수준이다.
외국의 경우 가공식품을 통한 소금(나트륨) 섭취가 70% 정도를 차지하지만, 한국인은 김치나 젓갈, 장류 등 반찬을 통한 나트륨 섭취가 60%선이다. 이처럼 평소에 소금을 많이 먹는 상황에서 또 소금을 물에 타서 먹는 것은 몸에 좋기는커녕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만 높아진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나트륨을 장기간 과잉 섭취하면 고혈압, 혈관 부종, 동맥경화증, 심장병, 위암, 골다공증, 신장질환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져 있다.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최근엔 나트륨 양을 줄인 ‘나트륨 1/2 솔트’ ‘팬 솔트’ 등이 시판되고 있다. 이들은 염화 나트륨 양을 절반 수준까지 줄이면서도 짠 맛은 비슷하게 낸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염화 나트륨은 줄였지만 짠 맛을 유지하기 위해 염화칼륨(KCl)을 추가했기 때문에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칼륨은 식물이나 과일 등에 많이 들어 있다. 건강한 사람은 칼륨을 많이 섭취해도 신장을 통해 배출돼 혈중 칼륨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만성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칼륨 배출이 잘 되지 않아 고칼륨증이 생길 수 있다. 소금에 든 염화칼륨도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같은 양의 소금을 먹는다면 정제염보다는 미네랄이 든 천일염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보다 시급한 문제는 어떤 소금을 먹느냐 하는 것 보다 소금의 절대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조희경 교수는 “나트륨을 과잉 섭취하는 우리 실정에 천일염을 통해 미네랄을 보충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 소금 양을 줄여 싱겁게 먹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