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명품 소금 ‘게랑드’ 맛의 비밀은 흙 위에서 만드는 ‘토판염 방식’

제조법 따라 맛도 다르다
흙 속의 미네랄 등 합쳐져 단맛 내
국내서도 '명품 천일염' 제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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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고운 소금이 눈처럼 소복이 쌓인 전남 신안군 증도면의 태평염전. 조선일보 DB

세계적인 천일염 생산국은 프랑스, 포르투갈, 호주, 멕시코, 일본 등이다.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프랑스 게랑드(Guerande) 소금. 국내에서 ‘트레저 셀 그리스(Le Tresor Sel Gris)’나 ‘셀 마린 드 게랑드(Sel marine de Guerande)’ 등으로 비싸게 팔린다. ‘트레저 셀 그리스’는 약간 회색을 띄며 약한 제비꽃 향이 난다. ‘셀 마린 게랑드’는 게랑드 지방의 전통 수작업 방식으로 만들어 진다.

왜 이런 소금들이 명품으로 꼽히고 값도 비쌀까? 제조법에 비밀이 숨어 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에 가둬 햇볕과 바람으로 건조시켜 만든다. 바닷물을 염전에 가둬놓으면 먼저 물 표면에 얇은 소금 막이 형성된 뒤 조금씩 커지면서 소금 결정(結晶)이 만들어진다. 이를 유럽에서는 ‘소금의 꽃’이라고 부른다. 이 결정이 점점 커져 무거워지면 아래로 가라앉고 여기에 소금 결정이 더 달라붙어 소금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굵은 소금’이다.

하지만 물 아래로 가라앉기 전 얇게 형성된 소금 막만 걷어내 따로 말리면 결정이 작은 ‘가는 소금’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천일염의 95%는 ‘굵은 소금’이고, 5%만 ‘가는 소금’이다. 값이 차이가 난다. 국내산 천일염의 경우, 굵은 소금은 1㎏에 5000원 정도지만, 가는 소금은 1㎏에 8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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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은 염전에서 소금을 만을 때 염전 바닥 모양에 따라 토판염(土版鹽)과 장판염(壯版鹽)으로 나눈다. 토판염 생산 염전은 흙바닥이고, 장판염은 비닐장판이나 타일 등을 깔아 매끈한 바닥이다. 게랑드 소금은 주로 토판염이다. 이 지역 갯벌은 모래 성분이 많아 단단하게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염전에서 만든 천일염에는 바닷물의 미네랄 외에 흙 속의 미네랄, 아미노산, 유기화합물 등이 함께 들어간다. 이들 성분이 강한 짠맛을 내는 염화나트륨을 감싸고 있어, 소금이 독특한 향(香)을 내거나 부드럽고 단 맛을 내는 작용을 한다.

프랑스의 환경운동가인 고바야시 콜린은 책 ‘게랑드 소금 이야기’에서 “게랑드 소금의 향은 이 지역 바닷물에 서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듀나이에라 사라나)의 작용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만든 천일염은 2년 정도 숙성시키면 최상의 맛이 난다. 한편 장판염은 염전 바닥을 장판이나 타일 등으로 깔기 때문에 작업은 수월하지만 갯벌 속 다양한 성분이 소금에 스며들기 어려워 영양 성분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전남 보건환경연구원 양호철 박사는 “우리나라는 장판염뿐 아니라 토판염 방식으로도 소금을 만들기 때문에 외국의 유명 소금보다 미네랄이 더 풍부하고 맛이 좋은 소금을 만들 수 있다. 다만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많이 생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임형균 헬스조선 기자 hy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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