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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스킨스쿠버, 수심 18m 아래 위험
입력 2007/07/17 15:44
휴가, 하늘 위로… 바다 밑으로… 높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고산 트레킹 전 이뇨제 복용해야
1. 고산 트레킹
해발 2500~3500m 고도에선 사람에 따라 고산병 증상을 느끼며, 3500m 이상에선 전문 산악인을 포함 거의 모든 사람이 고산병을 경험한다. 이 높이에선 뇌 호흡 중추의 작용으로 평상시보다 3~7배 호흡이 증가하고, 혈액 내 헤모글로빈은 50% 정도 증가한다. 처음에는 약간 어지럽거나 피곤함을 느끼지만 갈수록 두통과 호흡곤란, 구토 증세가 생긴다.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고산 적응을 위해 등산 2~3일 전에 이뇨제 ‘다이아목스’나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 등을 복용하기도 한다. 히말라야구조협회 의료진료실은 다이아목스를 아침과 저녁에 125㎎씩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2. 비행기 여행
장거리 비행을 하면 기내 환경 변화로 인해 두통, 치통, 복부 팽만감이 생기기 쉽다. 미국 의학저널 NEJM에 따르면 8000피트(2438m)의 ‘객실고도(승객이 체감하는 고도)’로 비행할 때 혈중 용존 산소량이 4.4% 감소하면서 100명 중 7명 꼴로 고산병 증세를 보였다. 이들에겐 평균 비행 3시간 후부터 증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객실고도를 8000피트에서 6000피트(1829m)로 낮췄더니 고산병이나 불안 증세가 대부분 사라졌다. ‘꿈의 비행기’로 불리는 신형 ‘보잉787기’가 비행 중 객실고도를 6000피트로 낮춘 것도 이 때문이다.
객실 내 기압 변화도 문제다. 지표면 대기압은 760㎜Hg이지만 객실기압은 600㎜Hg로 160㎜Hg 정도 낮다. 지상보다 낮은 기압, 혈중 산소량 감소, 건조한 기내 공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머리·귀·치아·복부에 통증을 일으키는데, 이를 ‘항공성 통증’이라 한다.
인천국제공항 의료센터 신호철 진료실장은 “건강한 사람도 가벼운 항공성 통증을 경험한다. 만성 질환자, 노약자, 3개월 내 수술 받은 사람은 호흡 곤란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행시간이 3시간 이상 걸리는 동남아, 유럽, 미주지역 등으로 여행을 하려는 심장·호흡기 질환, 심한 빈혈, 32주 이상 임신부, 뇌졸중, 심부정맥 혈전증 치료 환자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여행 가능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좋다. 심한 중이염 환자나 수술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환자도 여행 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항공사들은 탑승 72시간 전까지 ‘병약승객 특수예약’ 절차를 밟은 승객에 대해 탑승 여부를 판단해주고 있다.
3. ‘해피 700’의 진실
700m 고도가 사람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높이라는 주장이 있다.
인체 항상성(恒常性)의 원리에 따라 일단 고도가 높으면 산소 분압이 낮아지므로 인체는 호흡량과 폐활량을 늘려 효율적으로 체내 산소를 이용하려 한다. 구체적으로 혈액 중 혈장과 혈구세포가 증가하게 되고,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 농도가 높아지면서 산소 이동속도와 양이 증가한다. 미토콘드리아나 미오글로빈 등 근육세포의 산소 이용능력도 함께 좋아진다. 포도당에서 에너지원 글루코스로의 전환도 빨라지므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또 혈액의 흐름이 빨라져 젖산과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게 되고 피로회복이 빨라진다.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정일규 교수는 “운동선수들이 고지(高地)에서 6~12주간 훈련을 하면 산소이용능력과 심폐지구력이 높아지는 등 단기적으로는 운동능력이 향상된다. 그러나 4~6주가 지나면 원상복귀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박상철 교수는 “중산간 지역에 오래 살면 약간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특정한 고도가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의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은 아니다. 이 지역에 장수인이 많이 사는 것도 고도 때문이라기보다 공해나 소음,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의 영향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4. 스킨스쿠버
지상에서는 공기 압력이 1기압이고, 수중에서는 10m만 내려가도 2기압이 된다. 이 깊이에선 폐와 심장이 압박을 받아 용적이 작아지므로 산소를 전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또 물 속 밀도도 4배 이상 높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훨씬 크다. 따라서 자신의 스킨스쿠버 경력과 체력을 감안하고 즐겨야 한다. 수면 위로 너무 갑자기 올라오면 잠수병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심 5m 아래서 3분 동안 ‘안전 정지’를 해야 한다. 일반인들은 18m 이하로 내려가지 말아야 하며, 숙달된 스쿠버들도 30~40m 이하는 위험하다.
국제다이빙기관 PADI의 김부경 한국담당관은 “종종 자신의 신체 조건을 무시하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거나 오랜 시간 동안 물속에 있는 사람이 있다. 몸 상태와 수심과 상승속도를 체크해주는 컴퓨터 안전장비와 부력조절기구를 정확히 알고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하늘스포츠의학클리닉 조성연 원장은 “특히 심장병 등 심혈관계 질환자는 스킨스쿠버를 피해야 한다. 입수 시 다이빙을 하면서 머리가 아래쪽으로 향하면 뇌로 갑작스럽게 피가 쏠려 뇌출혈과 뇌경색이 생길 수 있고, 호흡이 불규칙해 지면서 부정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 이금숙 헬스조선 인턴기자 kmddoo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