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 떨어지지 않을 땐 미지근한 수건으로 몸 닦아줘
노란 액체 토하면 장이 막혔을 수도… 바로 병원가야


▲ 열이 날 때는 체온부터 재라
아이를 키우다 보면 당황스러운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열이 펄펄 끓고, 한밤중에 자지러지듯 울어대면 ‘초보 엄마’들은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른다. 당장 응급실로 달려가야 하나, 아니면 해열제만 먹여도 될까?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곽영호 교수와 하정훈 소아과 원장의 도움말로 소아 응급 기초 상식을 정리했다. 국번 없이 1339로 전화해도 의사와 상담할 수 있다.

■온몸에 열이 펄펄 날 때

우선 체온을 재서 열이 얼마나 높은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다. 겨드랑이 땀을 잘 닦고 3∼5분 정도 충분히 누르고 있다가 재면 된다. 어린아이일수록 정상 체온이 어른보다 높으므로 37.2도면 열이 있다고 판단한다. 6개월 미만의 아기가 38도, 6개월 이상 아기가 39도 이상 열이 나면 곧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 특히 생후 3개월도 안 된 아기가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이기 전에 의사 진찰을 먼저 받는 게 좋다. 이런 아기는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도 하고 패혈증, 폐렴, 뇌막염 등 심각한 병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6개월 이상 아기의 체온이 38~39도면 해열제를 먹인다. 해열제를 먹고 30분이 지나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우선 옷부터 전부 벗기고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몸 전체를 닦아준다. 만일 아이가 너무 추워하고 힘들어 하면 중단한다. 무조건 열을 빨리 내리려고 해열제를 먹이고 또 좌약을 쓰는 것은 금물이다. 해열제는 안전한 약이지만 정량을 초과하면 부작용이 따른다.

열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하루 이상 지속되면 소아과를 찾아가야 한다. 열 나는 원인은 대부분 감기 때문이지만, 장염, 요로감염, 중이염으로 생긴 것일 수도 있다. 5일 이상 열이 지속되면 심장에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는 가와사키 병도 의심해 볼 수 있다.


▲ 심하게 울 땐 배고픈지 확인을
■6개월 미만의 아기가 밤에 심하게 울 때

우선 기저귀를 살펴 보고, 배가 고픈 것은 아닌지 확인한다. 혹 귀나 코에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옷핀에 찔린 것은 아닌지, 이불이나 몸에 이물질이 있어 불편한 것은 아닌지 잘 살펴 본다. 감기나 중이염 혹은 장염 때문일 수도 있다. 장이 꼬인 아이는 5분 울고 1시간 조용하기를 반복하다가 케첩 같은 똥을 싸는데, 이때는 병원에 가야 한다.

별다른 이상이 없으나 매일 비슷한 시각(주로 오후 6∼10시 사이)에 자지러지게 우는 경우에는 ‘영아 산통(콜릭·Colic)’인 경우가 많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 얼굴은 발갛게 달아오르고 주먹을 쥐고 무섭게 울다가 제풀에 지쳐 곯아떨어지는데, 울지 않을 때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대개 생후 3주∼3개월 사이에 나타나 생후 4개월이 지나면 사라지는데, 콜릭의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다. 최근 우유를 바꿨거나 젖이나 우유를 먹이고 트림을 잘못 시키는 경우에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었다. 콜릭으로 진단받았다면 아기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


▲ 열나고 경기하면 편하게 눕혀야
■의식을 잃고 경련을 일으킬 때

흔히 ‘경기’라고 부른다. 갑작스럽게 열이 나면서 경련을 하는 ‘열성 경련’이 가장 흔하다. 주로 감기 등으로 고열이 날 때 아이가 의식이 없어지면서 눈이 조금 돌아가고 손발을 떨면서 뻣뻣해진다. 일시적인 현상이며 후유증이 없으므로 당황하지 말고 우선 아이를 눕히고 옷을 벗겨 편안한 자세를 취하게 한 다음 지켜보면 된다.

단 6개월 이전이나 5세 이후 처음 경련이 생겼는데, 한쪽 팔이나 다리만 떤다면 간질의 징조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또한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열 없는 경련이 있을 경우에도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머리를 부딪힌 후 갑자기 경련을 한다면 바로 119를 불러야 한다. 경련이 멎은 후에도 아이의 머리를 잘 받쳐 안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병원으로 데려가도록 한다.


▲ 토사물이 기도 막지 않게 주의
■먹은 음식 도는 액체를 토할 때

아직 소화기 발달이 덜 된 아기들은 별 문제 없이도 잘 토한다. 하지만 노란 액체를 토한다면 바로 진찰을 받아 봐야 한다. 장의 일부가 막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후 2개월도 안 된 아이가 먹기만 하면 매번 왈칵 토한다면 유문협착증이 의심된다. 십이지장(유문) 근육층이 두꺼워져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이 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기 때문에 토하게 되는데, 수술로 금방 좋아진다.

이 밖에 최근 72시간 이내에 머리를 다친 적이 있거나 이상한 것을 집어먹고 나서 토한다면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다.아기가 토할 때는 입 안에 든 것이 기도를 막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아이가 자꾸 토하는 경우에는 탈진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자꾸 토해도 오줌을 잘 누면 괜찮지만, 8시간이 지나도 오줌을 누지 않거나 많이 지치면 응급실로 가야 한다.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




이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