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2-13
날씨가 추워지면 정형외과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이 정말 많아진다. 입소문이 난 병원일수록 진료 대기시간이 1~2시간을 넘기는 게 예사다. 기다리는 동안 환자들은 이런저런 정보를 나누기도 하는데, 그중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내용은 빠지지 않는 이야깃거리다.
퇴행성 무릎관절염 말기 환자 중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사람의 최근 5년간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상당히 놀랍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내용을 보면 2013년에는 7만 4649명이었으나 2018년에는 9만 4658명으로 5년 사이 약 3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철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가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 환자 수가 급속히 증가했지만,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의료기술의 수준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첨단 인공관절 의료기술의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인공관절 수술기법의 수준은 해외에서 인정받을 만큼 상당히 높아졌다. 최근 5년 사이 70~80세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가 두드러진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비해 수술 부작용이 감소하고 의료기술이 안정화된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의료산업에서 3D 프린팅을 접목한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은 인공관절 의료기술의 첨단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마디로 인공관절 수술기법에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인공관절 수술의 신세계를 열게 된 것이다. ‘3D 프린팅’을 적용한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 개인마다 다른 무릎관절과 뼈 모양을 분석해 환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사전 제작하여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이로써 획일적으로 같은 크기와 모양의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사용하는 기존 수술과 비교해 수술시간의 단축은 물론, 수술의 정확도 향상, 감염 및 합병증 예방, 인공관절의 수명 연장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D 프린팅을 적용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퇴행성 무릎관절염 말기 환자의 경우, 먼저 MRI나 CT 검사를 진행해 환자의 무릎관절을 정밀하게 촬영한다. 그런 다음 의료 영상을 통해 얻은 환자의 무릎관절 정보를 이용하여 환자의 무릎관절 구조를 3차원의 이미지로 구현한다. 이렇게 구현한 3차원 영상 데이터는 수술 계획을 미리 세우는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며, 분석된 자료를 토대로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관절 모형과 인공관절 수술도구를 제작하기 위한 3D 프린트 도면을 설계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완성한 환자의 무릎관절 설계도에 따라 3D 프린터로 환자에게 꼭 맞는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수술 전에 미리 제작한다.
사실 고령 환자일수록 수술시간이 길면 수술의 특성상 감염, 출혈 등 응급 상황에 노출되기 쉽다. 이러한 수술 과정 중 발생 가능한 위험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적용되는 ‘3D 프린팅’ 기술은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수술시간의 단축 외에도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1960년대 영국의 정형외과 의사 존 찬리에 의해 개발되어 국내에서는 1980년대 이르러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현재는 3D 프린팅 등 첨단화된 프로그램과 장비, 시스템의 융합을 통해 상당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환자의 뼈나 관절 등을 맞춤으로 치료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이 융합된 첨단 의료장비의 인허가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3D 프린팅’ 의료장비의 허가 건수가 2014년 4건에서 해마다 꾸준히 개발되어 2018년까지 52건이 허가되었다. 특히 국내에서 개발 및 제조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3D 프린팅’ 기술력만큼은 우리나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3D 프린팅’은 광대뼈나 두개골 등 다양한 결손 부위에 사용되지만, 특히 퇴행성 무릎관절염의 환자 수가 해마다 증가 추세이다 보니 인공 무릎관절 수술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3D 프린팅’을 활용한 첨단 의료기술은 발전 가능성도 많아 앞으로 더 진화된 ‘3D 프린팅’ 인공관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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