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2-10

요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 분위기와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하여 퇴근 후 운동을 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가벼운 헬스(피트니스)나 배드민턴부터 요가, 필라테스, 골프 등 운동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져서 환자와 면담 시 평소 어떤 운동을 즐겨하는지 항상 체크해야 할 정도이다. 그런데 어깨 질환으로 오는 환자분들 대다수가 한 번씩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바로 어깨 재활운동을 하면 어깨 질환이 좋아지냐는 것이다. 본 편에서는 이에 대한 답을 드리고자 한다.

우선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어깨 질환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어깨가 이유 없이 아파오는 중장년층에 흔한 어깨 질환으로는 회전근개파열, 오십견, 석회성건염, 충돌증후군 등이 있다. 먼저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를 움직여주는 힘줄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외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힘줄의 노화(퇴행성 변화)로 인하여 발생한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막에 퇴행성으로 인한 염증이 생기면서 어깨가 굳어지는 질환이다. 어깨 운동 범위가 점차 감소해서 팔을 올리거나 뒤로 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석회성건염은 어깨 힘줄에 칼슘이 쌓이면서 돌(석회)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유 없이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화학적 종기‘로 불리며, 밤에 어깨 통증이 심해져 응급실에 가는 경우도 생긴다. 충돌증후군은 어깨 힘줄과 견봉이라는 어깨 뼈가 부딪히면서 마찰이 가해져 힘줄에 염증이나 파열이 생기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어깨 주변부 근력의 조화가 무너져서 생기기도 하고, 반복적인 일이나 운동으로 인해서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깨의 재활운동이 어깨 질환에 모두 도움이 될까? 답은 ’그때 그때 다르다‘이다. 어깨 재활운동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는 어깨를 유연하게 해주는 ’스트레칭 운동‘이고, 둘째는 어깨 주변부 근육을 튼튼히 하는 ’근력강화 운동’이다.

‘스트레칭 운동’의 경우 아픈 팔을 스스로 올리기보다는, 정상 팔로 아픈 팔을 잡고 올리거나 해서 굳어진 어깨를 풀어주는 방법이다. 따라서 위에서 열거한 어깨 질환 중에서 오십견의 경우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오십견은 굳어진 어깨 관절막이 원인이므로, ‘스트레칭 운동’으로 어깨 관절막을 이완시켜서 운동 범위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전근개파열 등 힘줄이 손상되는 질환에서는 무리한 ‘스트레칭 운동’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찢어진 힘줄을 자극하여 파열된 부위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 중장년층에서 어깨가 아픈 경우 으레 오십견으로 생각하고 어깨를 스트레칭 하는 철봉을 하다가 통증이 악화되어 내원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때 초음파 검사 등을 해보면 노화로 인해 발생한 회전근개파열이 철봉으로 악화되어 파열의 크기가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어깨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매우 안타까운 경우이다. 보존적 치료나 간단한 시술로 치료될 경우를 수술적 봉합술이 필요한 상태로 악화시킨 상황이기 때문이다.

‘근력강화 운동’은 말 그대로 어깨 주변의 근육들을 강화하여 어깨의 부상을 예방하고 힘을 길러주는 운동이다. 회전근개파열에서 손상된 힘줄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 때 다른 주변부 힘줄이나 근육을 강화함으로써 파열된 힘줄의 기능을 보강할 수 있다. 간단한 고무 밴드를 이용하여 운동을 시작할 수도 있고, 아주 가벼운 아령을 이용하여 근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급성기 회전근개파열에서는 ‘근력강화 운동’이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찢어진 힘줄에 무리를 주게 된다. 따라서 회전근개파열에 대하여 충분한 보존적 치료가 이루어져 통증이 완화된 후부터 ‘근력강화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십견에서도 무리한 ‘근력강화 운동‘은 어깨 관절막의 염증을 악화시켜 운동 범위 제한 및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석회성건염이나 충돌증후군에서도 급성기가 지나서 증상이 호전된 후에 ’근력강화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옳다.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는 말처럼, 모든 질환은 각기 맞는 운동법이 있다. 오십견에 ’스트레칭 운동‘이 도움이 된다 하여도 환자마다 스트레칭의 방법이나 강조할 부분이 다르다. 회전근개파열에서도 극상건, 극하건, 견갑하건, 소원건 어느 힘줄이 손상되었는지에 따라 ’근력강화 운동’의 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 각 힘줄마다 기능이 다른데 무턱대고 똑같은 운동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깨가 아픈 경우 어깨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들은 후 어떤 치료가 나에게 맞는지, 어떤 운동이 나에게 좋은지, 혹은 당분간은 아무 운동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등을 세세하게 듣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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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수 원장의 어깨·무릎 질환 이야기

[제애정형외과]
서희수 대표원장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미국의사면허
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학교 외래교수
세계 정형외과 학회 논문 심사위원 (World Journal of Orthopedics Editorial Board)
세계 3대 인명사전 모두 등재 (Marquis who's who, ABI, IBC)
대한민국 국방부 정형외과 자문의사
Tornier.Inc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정형외과 자문의사

어깨통증의 원인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석회성건염)에 대한 설명 및 각 질환별 치료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