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26

건강한 노년생활을 보내던 김 모씨(여, 77세)는 언제부터인가 조금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쑤시면서 타는 듯한 통증이 느꼈다. 통증이 심할 때는 멈추고 앉아서 쉬면 가라앉고는 했지만 최근에는 단 1~2분도 걷기 힘들 정도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뼈 내부에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라는 통로가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좁아질 경우 신경이 목이 졸리듯 눌리게 되어 이 눌린 신경이 지배하는 신체 부위에 통증이나 마비를 일으키게 되는 질환이다.

척추뼈가 가시처럼 모양이 변하기도 하고 인대가 굵고 두꺼워지기도 하며 디스크가 튀어나오는 등의 여러 원인이 함께 진행되면서 척추관을 앞뒤에서 좁게 만들고 그 안으로 지나가는 신경 줄기를 압박하게 되는 것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모든 척추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빈발하는 쪽은 요추 부위다. 허리 부위에서 발생하면 요추관 협착증, 목 부위에 발생하면 경추관 협착증이라고 한다. 요추와 경추에서의 협착증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이유는 흉추에 비해서 운동량이 많기 때문이다.

노화가 주요 원인이며 이런 퇴행성 변화는 30대 중반 이후부터 시작돼 서서히 진행되다가 40~50대 이후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특히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약한 여성과 고령자의 경우 증세가 더 빠르고 심하게 나타난다.

척추관 협착증은 환자의 증상을 확인하는 문진 후 CT와 MRI같은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특히 CT를 통해 척추관을 보았을 때 삼각형으로 보이며 직경이 1cm 미만이면 협착증이 진행된 것으로 본다. 정상적인 척추관은 타원형의 모습을 가진다.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통증은 심하지 않지만 신경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엉치와 다리의 통증, 저림, 무딤, 당김 증상이 심해지고 편안하게 걷기 힘든 것이 흔한 증상이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바깥 활동을 하고 잘 걸을 때는 유지가 되지만, 고령환자는 협착증으로 인해 걷기가 힘들어지면 집안에서만 생활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건강도 많이 나빠지게 된다.

협착증의 증상이 경미할 때는 수술하지 않고 운동 요법으로 호전 시킬 수 있다. 신경이 스스로 자연 조정되어 구멍이 작아도 신경의 혈액순환이 되기 때문이다. 물리치료, 상체견인술이나 메덱스 같이 허리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허리인대, 근육 같은 연조직을 강화해줌으로써 척추의 안정성을 높여 신경이 압박 당하는 것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비수술적 치료를 받더라도 뚜렷이 호전되지 않고 계속 불편한 경우는 이미 협착증이 많이 경과가 된 경우이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뼈를 깎아내거나 나사못을 고정하거나 관절을 손상시키는 수술은 고령환자에게 좋은 치료가 아니다. 척추관 협착증을 일으키는 근본원인이 황색인대일 경우 이 문제가 되는 인대만을 제거하고 복원시키는 최소침습적 치료가 적합하다.

본래 황색인대는 요추의 뒷부분인 후궁 사이에서 허리의 과도한 움직임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데 이것이 자기 기능을 잃고 병적으로 두꺼워져서 척추관 협착증이 발생하게 된다. 인대성형술은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요추관 협착증을 유발하는 두꺼워진 황색인대만을 제거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일반적인 감압술의 경우 척추뼈의 뒷부분인 척추궁을 절제하기 때문에 쿠션 역할을 하는 척추 뒤쪽 관절을 손상시키게 되고, 이 때문에 수술후 척추 불안정이 생겨나게 된다. 하지만 인대성형술은 뼈를 손상시키지 않고 두꺼워진 인대만을 제거하기 때문에 협착증을 완벽하게 치료함과 동시에 수술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 간단하고 신속한 수술이므로 수혈이 필요 없으며, 뼈 이식도 하지 않는다. 나사못이나 금속 디스크통 역시 사용하지 않는다. 전신마취 하에 1시간 30분 정도 수술하며 입원은 대부분 3일 이상 일주일 이내이다.

인대성형술은 대부분 수술 다음날부터 보행이 가능하며 수술후에도 헬스, 골프, 테니스, 등산 등의 운동을 포함한 정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과 조기 치료이다. 걷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자꾸 앉거나 눕게 되면 척추는 계속 약해지고 심폐 기능까지 영향을 받아 건강이 더 악화된다. 퇴행성 질환인 만큼 특별한 방법보다는 평소 바른 자세를 취하고 실내 자전거나 걷기 운동을 통해 척추를 강화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기고자 : 우리들병원 이상호 이사장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허리 펴고 사는 세상

[우리들병원]
이상호 이사장

[前]의료법인 우리들 의료재단 우리들병원 이사장
[前]국제근골격레이저학회 (IMLAS) 회장
[前]대한신경외과학회 (KNS) 서울-경인지회 회장
[現]세계미세침습척추수술및치료학회 (World Congress of MISST) 명예회장
[現]국제디스크내치료학회 (IITS) 명예 회장
[現]국제최소침습척추외과학회 (ISMISS) 회장
[現]2013년 세계신경외과학회 (WFNS) 부회장
[現]아시아미세침습척추수술외과학술원 (AAMISS) 회장

튼튼한 척추란? 오래 앉아 있을 수 있고 오래 서 있을 수 있으며, 일상생활과 스포츠와 같은 여가활동이 가능하고, 목과 허리 움직임이 자유로운 상태를 말한다. 100세까지 튼튼한 척추를 유지하기 위한 이상호 이사장의 ‘척추 사랑 30년’ 노하우를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