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6-10

바야흐로 여름이다. 21일 하지를 앞두고 낮 시간도 1월에 비해 약 5시간이나 길어졌다. 이에 밝은 저녁시간에 밀린 집안일과 아이들 뒷바라지로 더 오래 일하는 맞벌이 엄마는 한층 피곤하다.

5살짜리 아들을 키우며 맞벌이를 하는 박씨(38세, 안양시 동안구)도 예외는 아니다. 퇴근 후에도 아이가 늦게까지 TV를 보거나 놀아달라고 보채는 탓에 밀린 청소와 빨래를 끝내면 밤 11시가 훌쩍 넘는 것. 종종 팔꿈치에 찌릿한 감이 있었지만 피곤한 탓이라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지냈다. 하지만 어느 날 저녁식사 준비 중 팔 바깥쪽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저리고 땅기는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았고 ‘테니스엘보’진단을 받았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관절의 힘줄에 욱신거림이나 힘이 빠지는 무력감 또는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의학적으로는 상완골외측상과염이라 한다. 손목관절을 펴주는 근육에 연결된 힘줄 문제로 팔 바깥쪽에 통증이 유발된다.

테니스엘보 초기에는 무거운 시장바구니를 들거나 분유를 타기 위해 젖병을 손목으로 흔들 때, 또는 이유식을 먹일 때 손목을 아래로 향했다 뒤로 젖히면 팔꿈치 바깥쪽에 찌릿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단순과로로 인한 근육통으로 여기고 키보드나 마우스 사용 등으로 팔을 계속 무리하게 사용하면 중기로 이어져 통증이 팔꿈치->손목->손가락 순으로 퍼지고 저리고 당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말기에는 힘줄이 찢어져 나타나는 염증반응으로 통증과 무력감이 심해져 근육의 움직임을 뼈까지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 따라서 가벼운 볼펜조차 집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옷 입기나 식사하기 등의 기본적 일상생활이 제한될 수 있어 조기발견을 통한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테니스엘보는 근육과 그 끝에 붙어있는 힘줄의 문제로 인해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X-ray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초음파를 통해 힘줄이 손상된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거나 힘줄 손상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골을 비롯한 연골의 관절낭, 인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MRI(자기공명영상)판독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밖에 팔꿈치를 눌러 통증이 심해지거나 팔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한 상태에서 팔목을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는 커즌스 테스트(Cozen’s test)나 회외운동(손바닥이 천장 쪽을 향하고 손등이 바닥 쪽으로 가게 하는 운동)을 시켰을 때 통증이 유발되는 밀스 테스트(Mill’s test)를 통해 테니스엘보를 진단할 수 있다.

테니스엘보 환자의 약 80~90% 정도는 보존적 치료로 회복 가능하다. 보존적 치료는 통증부위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안정을 취하며 얼음찜질(첫 48~72시간)과 진통소염제 복용 또는 스테로이드제 주사요법을 통해 통증을 완화한다. 또 온열 치료와 뭉친 근육을 풀어 근력을 회복시키고 통증을 조절 할 수 있는 물리치료를 병행해 볼 수 있다. 그밖에 체외충격파요법(ESWT)도 테니스엘보의 통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휴식이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의 보존적 요법으로 6개월 이상 충분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팔꿈치 관절에 연결된 힘줄이나 근육, 인대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팔꿈치관절내시경수술법이 있다. 이 수술법은 팔꿈치에 국소부분마취를 한 뒤 약 3mm정도의 구멍들을 뚫고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과 수술도구를 삽입해 부서진 연골이 있다면 제거하고 매끄럽게 다듬어주며 손상으로 염증이 심한 힘줄은 자르고 찢어진 부분을 봉합해 테니스엘보를 치료한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테니스엘보를 치료할 경우 절개부위가 1cm미만으로 작아 출혈이 적고 상처가 거의 남지 않아 수영복을 입거나 반소매 착용에 대한 걱정이 필요 없다. 무엇보다 내시경으로 병변 부위를 촬영함과 동시에 육안으로 확인하며 집도해 정확한 진단과 재발률 낮은 치료가 한번에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 기고자: 안양 튼튼병원 설의상 부병원장


▶  설의상 부병원장 약력
서울아산병원 외래교수
서울아산병원 슬관절 임상강사
서울아산병원 인공관절 연구회(AKAS) 정회원
현)안양 튼튼병원 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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