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4-18
일하는 곳이 압구정동에 있어서 그런지 플랫슈즈와 하이힐을 넘어 킬힐을 신으신 멋쟁이 직장인들 및 세련된 분들이 많이 내원하신다. 비단 환자들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만 보아도 간호사 신발 신고 일할 때는 키가 작았는데 퇴근할 때 보면 나보다 머리 하나 더 있게 키가 커지는 현상을 보게 된다.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프다고 하면서 하이힐 혹은 플랫슈즈를 신고 다니시는 분들에게 ‘왜 그런 신발을 신으시죠’ 라고 질문하면 멋을 내기 위해 신었다거나 이게 편해서 다른 신발은 신기 힘들다고 말한다. 60세가 넘으신 할머님도 이 치료만 끝나면 멋진 하이힐 신고 좋은 곳에 갈 거라고 치료가 빨리 끝나기를 학수고대 하신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 사이에서는 키높이 구두 나 깔창을 신고 아프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뒷굽이 6cm를 넘을 경우 하이힐이라고 한다. 뒷굽이 높아지면 무릎이 펴지게 되고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되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엉덩이는 뒤로 빠지면서 오리궁둥이 현상이 나타나고 가슴을 쭉 피게 되어 여성의 미를 한껏 뽐내게 된다. 남이 보기에는 좋지만 우리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다음은 하이힐을 장시간 신고 다닐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병명 및 증상들이다.
발부터 보면 사각형의 발모양이 삼각형의 뾰족한 구두 안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엄지발가락의 기형을 유발하는 무지외반증, 발가락 앞쪽으로 체중이 쏠리어 생기는 티눈 및 굳은살, 신경종, 발바닥 아치가 변형될 수 있고 발목 아킬레스건을 단축시키게 되어 하이힐이 아니면 다른 신발을 못 신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발목 불안정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수축된 종아리 근육이 정맥 순환을 방해하여 근육이 단단해지고 부종 및 피로감이 증가되고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하이힐 신으면 주로 앉을 때 다리를 꼬게 되는데 이로 인해 골반 불균형, 척추 주위 근육과 인대에 과도한 긴장과 수축이 생길 수 있고 척추 디스크와 척추관절 변형을 유발하여 요통 및 하지 방사통까지 생길 수 있다.
하이힐을 포기할 수 없다면 하루 한 시간 정도 종아리 스트레칭 및 마사지를 해서 근육 및 인대에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자기 전 다리를 올리고 TV를 보는 방법도 있고 발가락으로 종이나 타월을 잡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또한 족욕도 도움이 되며 여러 높이의 하이힐을 신는 방법도 차선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플랫슈즈는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달라붙는 굽이 없는 신발이다. 굽이 없기 때문에 충격이 고스란히 우리 몸에 전달되어 하이힐보다 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발바닥에 2배 이상의 압력이 가해져 발뒤꿈치가 아프거나 발바닥 중간이나 앞쪽이 아픈 족저근막염이 발생하여 걸을 때 마다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3cm의 편안한 운동화로 신으시고 하이힐과 마찬가지로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고 체외충격파 물리치료 혹은 인대강화주사 치료, 초음파 유도하 주사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플랫슈즈를 자주 신을 수 밖에 없다면 1-2cm의 얇은 깔창을 넣고 신는 방법도 대안이다.
나를 돋보이게 하고 멋있게 보이는 하이힐이나 플랫슈즈 모두 장시간 신었을 때 우리 몸에 해롭다는 결론이다. 그렇다고 항상 운동화만 신고 다닐 수는 없다. 나를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순간에 멋있는 신발을 신고 적절한 스트레칭 및 운동을 하면서 멋을 내는 것은 어떨까.
/기고자 : 김영수병원 김도형 원장
척추‧관절‧통증의 건강지식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