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0-29

경제 산업이 발달하고 생활 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우리나라의 비만 인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 몸무게(kg)/키(m2)) 25이상을 기준으로 199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26%이던 것이 2010년 조사결과 30.6%로 증가하였다. 체중이 증가하게 되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나아가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
그렇지만, 비만은 위와 같은 뇌심혈관질환 뿐 아니라 많은 암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다소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비만이 암 발생에 대한 기여도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남자의 경우 모든 암 사망의 14%, 여자의 경우 20%가 과도한 체중이 원인이라고 보고하였다.
미국의 고도비만 환자들을 16년간 추적 조사하는 실험을 하여 보았더니 암 사망률 역시도 정상 체중의 사람보다 남자는 52%, 여자는 62% 더 높았다.

현재까지 연구된 결과들을 요약해보면 비만 할 경우 증가하는 암은 다음과 같다.

<비만 할 경우 발생이 많아지는 암>

1. 비만하면 여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유방암이 증가
과체중이거나 비만 여성에서 폐경 후 유방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폐경기 여성 가운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은 사람은 일반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데 비만 여성에서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2. 지방조직이 많으면 에스트로겐이 많아져 자궁내막암이 최고 5배 증가
지방 조직이 많으면 에스트로겐 합성이 증가한다. 증가된 에스트로겐은 자궁 내막을 자극하게 되고 그 결과 자궁 내막이 증식된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자궁내막암의 위험이 5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3. 복부 비만은 대장암의 큰 적, 암 전구병변인 용종도 증가.
비만은 대장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복부 비만이 남성, 여성 모두에서 대장암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대장암의 전구 단계에 해당하는 용종들의 발생을 증가 시킬 수 있다. 비만 정도가 심해질수록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증가한다.

4. 고도 비만자 신장암이 최고 4배까지 증가
비만 환자에서는 신장암의 발생 위험 또한 증가한다. 특히 상위 10%의 고도 비만인 경우 정상 체중인 사람들에 비해 신장암의 위험이 4배나 높아진다.

5. 비만 하면 복압이 상승, 역류된 위산으로 식도점막이 손상받아 식도암도 증가! 
비만 환자는 복압이 증가하여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이 잘 발생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식도 점막을 변형시켜서(바렛 식도) 식도 선암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한 보고자료에 의하면 비만 환자에서 식도암의 위험은 16배 정도 증가하였다.

6. 비만하면 췌장에 영향을 주어 당뇨뿐 아니라 췌장암도 2배 증가
비만은 당뇨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비만과 당뇨병 모두 췌장암의 위험인자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비만 환자는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췌장암의 발생 위험이 약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비만이 어떻게 암을 생기게 할까?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비만하게 되면 인슐린(혈당 조절 호르몬) 작용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인슐린과 유사 구조를 가진 성장인자도 증가한다. 증가된 성장인자는 노화나 외부 자극에 의하여 변형되어 가는 세포를 더 자극하고 이로 인하여 암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비만 여성의 경우 지방세포에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합성이 증가하게 되는데, 에스트로겐은 유방과 자궁내막을 자극하여 유방암, 자궁내막암 발생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비만하면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염증 물질과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세포와 유전자가 손상을 받아서 암이 발생할 수 있다.


/기고자 : 충남대학교병원 정진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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