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2-27

빌딩 숲, 운동장 없는 학교, 학원 등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빼앗는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 어린이의 고도 비만율이 농촌의 5배 가까이 높다. 가톨릭대 윤건호 교수팀이 조사한 도시와 농촌 학생들의 비만 연구에 따르면, 도시 학생들의 평균 BMI 지수(체질량지수 :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값)가 농촌보다 2.5% 높고, 그 중에서도 BMI 25 이상인 비만학생은 도시가 농촌보다 5배 높게 나타났다.

초·중·고교생에 나타나는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운동량의 절대 부족과 과다한 영양섭취다. 과거에 비해 섭취하는 칼로리는 증가하고 운동 등의 야외 활동은 줄어든 것이 뚱뚱한 아이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중 45%가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얼마 전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어린이들이 1979년에는 1만7천보를 걸었지만 요즘에는 1만1천보 밖에 걷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도쿄도 교육위원회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인데 걷는 거리가 30여 년 만에 30% 이상 줄었다. 중학생은 하루 평균 9천60보, 고등학생은 8천226보를 걷는 등 자랄수록 더 적게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면서 방과 후에 밖에 나가서 노는 기회가 줄은 것이 원인이었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학과 진 위차 교수팀에 따르면, TV를 1시간 더 보는 것은 167cal를 섭취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비만 위험을 급격히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움직이지 않고 군것질을 하며, 음료나 과자 광고를 보면 식욕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영국 존 라일리 연구팀은 3세 자녀를 둔 부모가 일주일에 4~8시간 이상 TV를 시청한 경우, 자녀가 7세 때 비만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발표했다.

소아비만은 유행병처럼 늘어나고 있어 옆집 아이, 이웃나라 중국, 바다건너 미국 유럽아이 등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소아 비만 전문의들은 10~13세에 시작된 과체중 및 비만의 80％는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뚱뚱해지면 당뇨, 고혈압 같은 성인병에 잘 걸리게 되고 특히 성장을 방해하여 키가 작아지게 된다.

뚱뚱하면 사춘기도 빨리 와 키가 작아지게 된다. 비만아의 경우에는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 뿐만 아니라 지방이 많을수록 피하 지방에 ‘렙틴’이 높아져서 성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여 사춘기를 빨리 오게 만든다. 실제로 비만인 남자아이는 사춘기 시작이 1년 이상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만인 여자아이는 37.5%가 초경을 11세 이전에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상 체중의 어린이보다 4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소아비만으로 생기는 성조숙증은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비만으로 인한 성조숙증을 치료하기 위해 체지방을 줄이면서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감비조경(減肥調經) 요법을 사용한다. 여기에 처방된 감비조경 요법은 율무와 인진쑥, 강황과 같은 콜레스테롤이나 지방 분해를 도와주는 효과가 있는 약재를 위주로 치료해 살을 빼면서 여성호르몬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감비성장탕은 성호르몬 밸런스를 맞춰주고 살은 빠지면서 키는 크게 한다.

본원에서 2008년 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성조숙증인 비만 여아그룹 205명을 연구관찰한 결과, 치료 전 비만도는 110.8%에서 104.6%로 낮아졌고 성장호르몬 IGF-1이 290.5ng/㎖에서 373.5ng/㎖로 29.4%가 증가했다. 키는 연평균 7.2㎝가 자라면서 여성호르몬의 진행이 억제되어 빠른 사춘기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었다.

활동량이 적은 아이들에게 살이 쪘다고 해서 무조건 적게 먹여서 다이어트를 시키기 보다는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 비만이 되기 전에 예방을 하는 것이 좋다. 주기적으로 수영, 조깅, 등산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고 어린 시절부터 바른 식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고자 :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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