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2-14

아직도 하루 두 번씩 샤워를 하고 있다면 여름의 끝자락을 놓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가을이 되면 자주 씻던 습관을 버려야 한다. 목욕을 하면 직접 피부에 수분이 공급되고, 피부 표면에 묻어 있는 자극성 물질, 땀, 항원, 세균 등이 씻겨 나가기 때문에 피부가 좋아져 보인다. 하지만 건조한 가을철, 잦은 목욕은 피부의 자연 보습인자 및 수용성 지질을 씻어내어 피부 장벽기능을 약화시킨다.

종아리 앞쪽이나 팔이 가려워지기 시작한다면 목욕 횟수 및 목욕 시간을 줄이고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본격적으로 건조한 가을 날씨에 접어들면서 생기는 가려움 증으로 내원하는 분들께 늘 보습제의 필요성을 설명하지만, 평상시 몸에 무언가를 바르지 않던 사람이 보디로션(보습제)을 바른다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보디로션의 사용감은 매우 끈적하게 느껴지는 것부터 가볍게 느껴지는 것까지 다양하다. 보디로션을 바르기로 마음 먹었다면 사용감이 가벼운 제품으로 보습관리를 시작하면서 익숙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디로션(보습제)에 함유된 성분은 밀폐제와 습윤제로 구별되며 세라마이드, 폴리감마 글루탐산 및 비타민 등의 첨가제가 들어간다. 밀폐제는 지성물질로, 피부에 막을 형성하여 밀폐함으로써 보습효과를 나타낸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오일이 여기에 속한다. 오일은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밀폐 막을 형성 함으로써 피부에 보습력을 준다. 천연 오일과 합성 오일로 구분이 가능하며, 천연 오일은 식물성 오일, 동물성 오일, 광물성 오일로 나뉜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오일은 대게 광물성 오일로 석유에서 추출되는데, 냄새가 없고 무색이며 투명하다. 동·식물성 오일과 같이 함습 능력은 없지만, 밀폐 효과가 좋은 편이다. 대표적인 것은 petrolatum과 파라핀이 있다.

Petrolatum은 수분 손실의 98% 이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어 매우 효율적이다. 식물성 오일에는 달맞이꽃 종자유, 도라지 오일 등이 있으며, 동물성에는 상어간유에서 추출된 스쿠알란과 밍크의 피하지방에서 얻어지는 밍크오일이 있다.

습윤제는 수분에 강한 친화성 물질로서 성분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함습 능력에 의해 보습작용을 한다. 천연 보습인자, 폴리올, 고분자 물질 등이 있다. 천연보습인자(natural moisturizing factor, NMF)는 피부 각질층에 존재하고, 각질층의 수분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성분이다. 폴리올은 주변의 수분을 흡수함으로써 보습력을 주는데 글리세린, 부틸렌글리콜, 솔비톨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글리세린은 보습의 기능이 우수한 보습제이다. 습윤제의 경우에는 함습 능력은 우수하지만 건조한 환경에서는 오일류의 밀폐 효과보다 수분의 손실을 방지하는 효과는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라마이드를 제품에 첨가하면 건조한 피부를 개선시킬 수 있는데, 라멜라 액정구조를 갖는 다중층상 유화물(multi-lamellar emulsion, MLE)로 만든 크림과 로션은 각질형성세포 간 지질의 구조와 유사하여 피부 친화성이 좋아 효과적인 세라마이드로 각광을 받고 있다.

건조한 피부에 유용한 비타민은 비타민 A 팔미테이트, 비타민 E 아세테이트, D-판테놀 등이 있다. 비타민 A 팔미테이트는 각질화된 피부와 건조한 피부를 치유하는 작용을 한다. 비타민 E 아세테이트는 혈행 촉진, 노화 억제, 유해산소 제거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반적으로 보습제품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D-판테놀은 세포증식을 도와 주고 피부 진정효과가 있어 민감성 피부용 화장품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폴리감마글루탐산은 PGA라는 약자로 불리기도 하는데, 식용의 아미노산 고분자 소재로서 청국장이나 일본의 ‘낫토’와 같은 콩 발효 식품에서 볼 수 있다. 끈적한 점액성 물질이며 보습성분으로 주로 쓰이는 히알루론산보다도 최대 10배 이상의 보습 효과를 가진다.

밀폐형 보습제는 사용감이 좋지 않지만 악건성엔 더 효과적이고, 습윤제는 사용 감은 좋으나 피부의 건조함이 심하지 않을 때 바르는 것이 알맞다. 현재의 피부상태와 나의 생활 환경이 얼마나 건조한지에 따라 보습제도 성분을 보고 선택하면 좀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물면 논바닥이 갈라지듯이 우리 피부도 건조하면 갈라지게 되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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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혜의 화장품 Z파일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피부과 전문의, 의학박사
국무총리 표창 수상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
대한레이저학회 정회원
미국피부과학회 정회원
미국레이저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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