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2-01

‘가을의 전설’을 기다리는 러너들에게 지금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어느 정도의 긴장과 자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출발선을 뒤로 하고 가을빛 가득한 경치를 감상(사실 뛸 때는 하나도 보이지 않지만)하며 달리는 기분을 상상해 보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를 준비하는 모든 참가자들은 2주 앞으로 다가온 경기를 생각하면 설레임 반 걱정 반일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훈련한 달림이라면 걱정보다는 기대와 설레임이 클 것이다.

우선 이미지 트레이닝이 중요하다. 항상 자신이 출발선에 섰을 때를 생각해보자. 운동장 트랙을 돌아 골인점을 향해 힘차게 뛰는 모습, 두 손 번쩍 들고 완주의 기쁨과 새로운 기록 수립의 기쁨을 만끽하는 자신의 모습도 상상해보자. 얼마나 대견하고 가슴 뿌듯한 일일까?

지금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회를 준비해야 할까? 그 동안 안현민, 이은정님께 강조해왔던 것은 꾸준한 훈련과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두분 모두 성실하게 훈련했기 때문에 남은 2주 관리만 제대로 해준다면 목표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특히 마라톤은 정직하다. 얼마나 열심히 훈련하고 몸 관리를 했는지가 결과로 확연히 들어나기 때문이다. 또 훈련을 많이 했다고 무조건 결과가 좋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평상시 어떻게 휴식하고 영양 상태는 어떻게 유지했는지에 따라 실력은 달라질 수 있다.

두 분의 목표와 실력은 다르지만, 남은 2주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켜야 되는 점은 같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하면서 고르게 영양 섭취를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훈련이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아서 무리하게 훈련량을 늘리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그 동안의 수고와 노력을 헛되이 만드는 것이다.

더 이상 훈련을 무리하게 하거나 강도 높게 할 필요가 없다. 훈련량은 조금씩 줄여가고 강도 역시 땀만 살짝 흘려주는 정도로 낮춰야 한다. 될 수 있으면 피로가 누적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피로가 누적된 상태로 지내다 보면 레이스 중에 쥐가 나거나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엄격한 자기 절제의 생활도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조금은 더 나를 사랑하고 아낄 수 있어야 한다. 애주가(愛酒家)라도 이 시기에는 금주를 할 것을 권한다. 술 대신 수분 섭취를 늘리고, 오렌지 주스나 토마토 주스 같은 음료를 많이 마시면 피로 회복은 물론 레이스 중에 갈증이 나는 것을 막아준다. 잠도 충분히 자야 한다. 피로를 오래 가지고 가거나 쌓아두지 말라는 의미다. 기분을 좋게 가지는 것도 레이스에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게 음식 섭취이다. 대회 2주전이라고 특별하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양질의 단백질을 평소보다 더 많이 섭취해서 근육을 보호해주면 좋을 것이다. 그동안의 훈련으로 인해 근육에 손상이 많이 가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손상이 올 것이다. 단백질 섭취는 근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일부 전문 선수들이 하는 식이요법을 할 것까지는 없다. 자칫 하다간 탈진 상태가 와서 대회 자체를 망칠 수 있다.

대회 2주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절제된 생활과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달리기를 안 하다고 해서 다른 운동을 해야 된다는 부담감에서도 하루 쯤은 완전히 벗어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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