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30

얼마 전 부천 복사골마라톤클럽 회원이라는 이재학(42)씨가 찾아와 책 한 권을 건넸습니다. 제목은 ‘길(道)에서 다시 찾은 행복 마라톤’입니다. 독문학 석사이면서도 요리사의 길을 선택해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그의 두 번째 책입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씨 자신이 7년간 마라톤을 하며 겪은 일들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것입니다.

보디빌딩 국가대표 출신으로 현재 대한보디빌딩협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창용찬(51)씨도 최근 ‘사하라사막 레이스’라는 책을 썼습니다. 마라톤 동호회 ‘분당 검푸마라톤클럽’ 회장인 그가 이번에 낸 책은 지난해 10월 북아프리카 사하라사막 250㎞를 6박7일간 달린 ‘지옥의 레이스’ 체험담입니다.

이전에도 책을 쓴 마라톤 동호인이 여럿 있었습니다. 2002년 김현우(47)씨는 ‘마라톤을 즐기고 싶다:흐르는 물처럼 나는 새처럼’이라는 에세이집을 냈습니다.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인터넷 홈페이지에 썼던 글들을 모아 정리한 것입니다. ‘달리는 의사들’ 회장인 이동윤(55) 원장이 쓴 ‘달리기 SOS’는 초보자들이 부상 없이 마라톤을 즐길 수 있게 가이드 역할을 해 줍니다. 마라톤 전문 여행사 여행춘추의 정동창(45) 사장은 앰비 버풋의 ‘이것이 진짜 마라톤이다’ 번역서를 낸 데 이어 세계 주요 마라톤대회 참가 경험을 토대로 ‘세계 마라톤 여행’이라는 책을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글쓰기가 본업(本業)이 아닌 분들이 책을 낼 수 있는 것은 마라톤이 좌절, 인내, 도전, 성취감 같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춘천마라톤을 앞두고 인터넷 홈피에 쏟아지는 도전기, 대회 후 참가자들이 올린 참가기는 감동 그 자체입니다. 암과 싸우며 달린 사연, 가족에 대한 진한 사랑이 담긴 가장(家長)의 각오….

4~5년 전 저도 취재 중 만났던 ‘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달려 보지 않고 그들의 감동을 그대로 글에 담아내기 쉽지 않다는 생각에 포기했습니다. 올해는 저도 마라톤을 소재로 책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월 춘천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달리기 시작한 지 3개월. 거의 매일 쓰는 훈련일지와 끄적거려 놓은 글을 모으고, 마라톤 이론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마라톤 일기’ 쓰기에 동참하시죠.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분량과 내용에 구애받지 말고 매일 훈련한 내용과 몸 상태, 운동 전후의 느낌, 대회 참가기 등을 일기에 쓴다는 기분으로 정리하면 됩니다. 달리기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달려라홍기자

[조선일보]
홍헌표 기자

현 조선일보 기자

인생의 중반에 접어드는 40대 초반. 키 179cm, 체중 92.9㎏의 홍기자가 10월 22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완주에 도전합니다. 춘마도전을 위한 '홍기자의 몸만들기 10개월 작전'을 여러분께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