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30
2월21일(수)
오늘은 ‘크로스컨트리(60분)’를 한 날입니다.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란 단어 뜻대로 숲이나 들판 등 굴곡이 많은 흙길에서 달리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흙길을 전혀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훈련 장소를 찾지 못한데다, 아침 일찍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 주변 도로를 활용 했습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달리는 ‘희한한’ 크로스컨트리를 한 셈입니다.
상쾌한 공기, 흙길, 풀밭의 폭신함, 탁 트인 시야 등 크로스컨트리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밖에 없지요. 대신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나타나는 도로를 찾아 트레드밀이나 운동장에서 뛸 때의 지루함에서 벗어났습니다. 심폐기능 향상, 하체 근육 강화, 지구력 향상 등의 효과도 어느 정도 거둘 수 있는 코스를 집 주변에서 개발한거죠.
혜화동 로터리의 집에서 출발해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나타나는 집 주변의 골목을 훑었습니다. 덕분에 동네 골목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알게 됐죠. 서울과학고, 경신고, 그리고 강북의 식도락가들에게는 유명한 돈까스 전문 식당을 지나 삼선교로 달렸습니다. 차를 타야 갈 수 있었던 돈암동 언덕 위의 아파트 단지로 향하는 길은 가파른 언덕이어서 걷다시피 했습니다. 혜화성당,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죽 돌았더니 60분이 되더군요. 트레드밀이나 운동장에서 달리는 것과 달리 주변 환경이 계속 바뀌었기 때문에 지루하지는 않더군요. 출근길에 나선 샐러리맨들의 바쁜 걸음을 보니 제 마음도 바빠지더군요.
오르막을 달릴 때는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이고, 보폭은 좁혀야 합니다. 시선은 발 아래 쪽에 두는 게 심리적으로 힘이 덜 든다고 권은주씨는 말하더군요. 부상 위험은 내리막길이 더 크다고 합니다. 발걸음이 빨라지지 않도록 절제하는 게 필요합니다.
크로스컨트리란?
크로스컨트리는 올림픽 육상 종목은 아닙니다. 1924년을 마지막으로 제외됐습니다. 대신 근대5종(승마,펜싱,사격,수영,크로스컨트리 5개종목 성적을 점수로 환산한 뒤 순위를 가리는 종목)의 세부종목입니다. 한국에는 크로스컨트리대회가 몇 개 없지만, 유럽과 미국, 일본,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꽤 활성화돼 있습니다. 3km부터 20km까지 거리도 다양합니다. 세계적인 마라토너들 중 비시즌에 크로스컨트리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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